中 빈부격차 한국보다 심각…

2011. 3. 9. 08:49지구촌 소식

中 빈부격차 한국보다 심각… "부자들 미친듯이 명품 사냥"

조선비즈 | 방현철 기자 | 입력 2011.03.09 02:59

 

고속 성장을 통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한 중국이 부(富)의 극심한 편중 현상으로 인해 한국이나 미국보다도 더 심각한 빈부 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의 지니계수(빈부 격차를 나타내는 지표)는 0.5로, 우리나라(2010년 0.341)나 미국(2009년 0.408)보다도 더 높다. 이 때문에 빈부 격차를 우려하는 중국 지식인과 싱크탱크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부자 10%가 중국 전체 자산 80% 소유

7일 북경신보에 따르면, 지바오청(紀寶成) 중국 인민대 총장은 전국인민대표대회(우리나라의 정기 국회에 해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2009년을 기준으로 중국의 상위 10% 부유층이 가진 자산 규모가 전체의 80%에 달하며, 부유층과 빈곤층의 소득 격차가 40배나 된다"고 말했다. 인민대학은 중국의 정치 엘리트를 양성하는 대학이다.

지 총장은 "이런 소득 격차는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라며 "재산세와 상속세 등을 부과해 빈부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4년에 상위 10% 부유층과 하위 10% 빈곤층의 차이는 32배였지만 이 수치가 불과 5년 만에 40배로 확대됐다"면서 "중국의 빈부 격차는 매년 1.5%씩 확대돼 가는 추세"라고 밝혔다.

앞서 작년 12월에 중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은 '2011년 사회청서(백서)'에서 "사회불평등 격차를 나타내는 지표인 지니계수가 이미 0.5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당시 천광진(陳光金) 사회과학원 사회학연구소 부소장은 "전 세계적으로 지니계수가 0.5를 넘는 국가는 20여개 국에 불과하다"며 "중국이 이미 0.5 수준에 들어섰다는 것은 불평등한 소득 분배 문제가 아주 위험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음을 말해 준다"고 경고했다.

지니계수는 0에서 1 사이의 값을 갖는데, 1에 가까울수록 소득 분배가 불평등한 것이다. 특히 지니계수가 0.4를 넘어서면 불균형한 소득 분배가 사회 불안을 초래하는 수준으로 간주한다. 1978년 중국이 개혁·개방 이전에 나서기 전의 지니계수는 0.2~0.27에 불과했다.

우리나라도 빈부 격차 문제가 중대한 사회 이슈지만 중국은 이보다도 상황이 더 심각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니계수는 작년에 0.341을 기록했다. 2009년(0.345)에 비하면 소폭 낮아졌지만 2007년 0.34, 2008년 0.344, 2009년 0.345로 빈부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세계 명품 쇼핑에 나선 중국 부자들

중국 내 80%의 부를 움켜쥔 상위 10%의 부자들은 중국 내에선 부동산 투기 붐을 일으키고 있고 세계를 휘젓고 다니면서 명품 사냥에 나서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비싼 명품을 마구 사는 중국인을 '구찌(Gucci·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하나) 세대'라고 지칭하며 "중국인들이 런던의 호화 주택과 기업, 최고가 예술품, 포도주 등을 미친 듯이 싹쓸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행 컨설팅 전문업체인 글로벌블루는 작년 한 해 동안 서유럽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20% 늘어난 250만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중국 지도부도 빈부 격차 문제를 경계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지난 5일 개막한 중국 제11기 전국인민대표자대회(전인대) 제4차 전체회의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업무 보고를 통해 '균형 성장'을 강조했다. 원 총리는 올해 8%, 내년부터는 7% 성장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내수를 확대하는 것이 장기적인 전략적 원칙이며 기초적인 경제발전의 입지일 뿐 아니라 보다 균형 있는 성장을 위한 내부적인 요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향후 5년간 저소득층을 위한 3600만채의 저가 공공주택 건설 계획을 밝히는 등 '서민 끌어안기'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