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10. 09:20ㆍ지구촌 소식
입력: 2011-03-10 06:41 / 수정: 2011-03-10 06:
카다피군이 리비아 동부 석유수출항인 라스 라누프의 원유시설을 집중 폭격하면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때 수세에 몰렸던 카다피군이 잇따라 반격에 성공하면서 시민군의 기세가 크게 꺾였다는 분석이다.
아랍위성TV 알자지라방송은 10일 시민군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 “카다피군이 전투기를 동원해 라스 라누프의 원유시설과 유정을 집중 폭격했다”고 보도했다. 수도인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600㎞ 떨어진 라스 라누프에는 리비아에서 두 번째로 큰 원유 선적 터미널이 있다. 하루 석유 수출량은 20만배럴에 이른다. 리비아 전체 석유 수출량(160만배럴)의 13%에 육박한다.
라스 라누프 현지 목격자들은 이날 카다피군 전투기의 폭격으로 원유 시설 곳곳에서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시커먼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카다피군은 지난달부터 계속된 시민군과의 내전 동안 라스 라누프를 비롯해 브레가 등 석유 거점 도시를 공격하긴 했지만 원유 시설을 타깃으로 집중 폭격을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잇따른 해외 자산 동결 조치 등으로 군자금 확보가 어려운 카다피는 그동안 동부지역 유전 도시들을 공격하는 데 주력해 왔다.
알자지라는 “카다피가 내전 장기화를 예상하고 시민군이 원유를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원유시설을 폭격했다”고 분석했다. 시민군의 거센 저항으로 도시 장악이 어려워지자 원유시설을 폭격해 시민군이 원유 수출을 통한 군자금을 확보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압델 하페즈 고카 시민군 대변인은 “내전 시작 때부터 우리를 걱정스럽게 했던 것이 바로 오늘 일어난 카다피군의 원유시설 폭격” 이라며 “국제사회가 리비아 상공에 대해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주기를 바란다”고 거듭 요구했다.
이날 라스 라누프를 비롯해 알 자위야, 미수라타 등지에서도 카다피군과 시민군의 교전이 계속됐다. 리비아 국영TV는 이날 카다피 지지군중들이 알 자위야 시내 광장에 모여 도시 탈환에 환호하는 장면을 방영하면서 카다피군이 이 곳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카다피군이 공군력을 동원해 반격에 나서면서 시민군이 극단적인 패닉 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내전이 장기전으로 돌입할 조짐을 보이면서 시민군 내부에서도 전황이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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