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경고 … “IT 거품처럼 SNS 거품 있다”

2011. 3. 28. 18:03C.E.O 경영 자료

버핏의 경고 … “IT 거품처럼 SNS 거품 있다”

[중앙일보] 입력 2011.03.28 00:11 / 수정 2011.03.28 00:11

페이스북 기업 가치 평가액
월가선 최고 650억 달러
작년 추정 매출액의 65배

“소셜네트워크도 대부분 거품이야!” 인도를 방문 중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델리=AP·연합뉴스]

 

‘버핏의 수모’.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81)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정보기술(IT) 거품 때 쓴맛을 봤다. 그는 거품이 절정이었던 1999년 “IT 회사 가운데 대부분은 쓰레기”라고 말했다. 그의 비판은 역공을 불렀다. 모건스탠리 등 월가 투자은행 IT 애널리스트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버핏을 비판했다. 버핏이 꼬투리를 잡히기는 했다. 그 즈음 버핏의 투자 수익은 자신의 이전 평균치에 못 미쳤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신경제 시대엔 버핏이 설 땅은 없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버핏은 겉으론 개의치 않은 척했지만 속으론 적잖이 상처를 입은 듯했다. IT 거품 붕괴가 확인된 2001년 버크셔해서웨이 주총에서 “내 말이 맞지”라고 말할 정도였다. 자신의 판단이 옳았음을 인정받으려는 말투였다.

 이런 버핏이 25일(현지시간) 다시 경종을 울렸다. 이번엔 소셜네트워킹 회사들이 대상이다. 이날 그는 인도 뉴델리에서 보험계약자들과 만나 “소셜네트워킹 기업들의 가치를 평가하는 일은 아주 어렵다”며 “대부분은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회사들이 고평가돼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단지 “몇몇 회사는 엄청나게 성공해 그렇지 못한 회사들을 벌충해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단서를 달기는 했다.

 소셜네트워킹 회사들의 가치가 얼마나 되기에 버핏이 경종까지 울렸을까. 대표 주자인 미국 기업 페이스북의 가치는 500억~650억 달러(약 56조~73조원)로 평가됐다. 페이스북 경영진의 주장이 아니다. 월가 투자은행들이 가늠한 액수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먼삭스는 비상장 회사인 페이스북 주식 5억 달러어치를 사들였다. 곧바로 단골 고객들에게 알음알음 배정해 넘겼다. 정작 페이스북의 지난해 매출액은 10억 달러대로 추정됐다.

 국내에서도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트위터는 최근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자한테서 2억 달러를 유치했다. 이 과정에서 트위터 기업 가치는 37억 달러로 평가됐다고 비즈니스위크가 최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트위터의 지난해 매출액은 “1억5000만 달러 정도로 추정됐다”고 최근 보도했다. 소셜커머스 대표 회사인 그루폰은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소셜네트워킹과 전자상거래를 처음 결합해 유명해졌다. 올해 기업공개와 상장을 추진 중이다. 월가 투자은행들은 그루폰의 기업 가치를 250억 달러로 평가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7억6000만 달러로 추정된다.

 세 회사 모두 비상장 기업이다. 이익을 봤는지 아니면 손해를 봤는지 밝히지 않는다. 그저 기업 가치를 매출액으로 나눠 가치평가가 적절한지를 어림짐작해볼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은 최고 65배이고, 트위터는 24배 정도다. 그루폰은 30배가 넘는다. “닷컴 거품 때 인기 회사들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뉴욕 타임스(NYT)는 월가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최근 보도했다.

 한편 버핏은 “미국 달러 가치가 형편없어질 것”이라며 “나라면 장기 채권보다는 주식을 사겠다”고 말했다. 버핏은 지난주 한국 방문에 이어 현재는 인도를 방문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