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앞엔 계파도 국익도 없다...영남권의원 대단합

2011. 4. 3. 12:00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표 앞엔 계파도 국익도 없다...영남권의원 대단합

親李 수도권-영남권 대립 구도
조해진 “박근혜와 같이 갈 수밖에 없다”
심재철 "국가는 생각 않고 표만 생각"

1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과 관련한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기자회견을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과 관련한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기자회견을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표가 전부다. 표 앞에 국익도, 계파 구분도 모두 사라졌다.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발표 이후, 한나라당 영남권 의원들은 친이-친박 할 것 없이 모두 ‘반대’의 뜻을 밝히며 의기투합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신공항 백지화를 ‘국민과의 약속 파기’라고 비판하자, 친박(親朴)계 의원들은 물론 영남권 친이(親李)계 의원들도 이명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그러면서 새로운 기류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바로 수도권-영남권 대립 구도다. 수도권 친이계 의원 대다수가 신공항 백지화 결정을 옹호하고 나선 반면, 영남권 친이계 의원들이 이탈 조짐을 보이면서 지역간 대립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1일 이 대통령의 동남권 신공항 특별 기자회견 이후 친이계 핵심으로 꼽히는 조해진 의원(밀양)은 밀양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공항을 포기하는 것은 영남의 발전과 지방의 도약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공항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조 의원은 “신공항 문제에 있어선 박 전 대표와 같이 갈 수 밖에 없다”면서 “정치적 압력에 의해 파기된 모든 과정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가려내는 한편 신공항의 타당성에 대해 심사와 평가가 왜곡되고 조작된 부분을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고 했다.

 

특임장관을 지낸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도 “이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국민과 한나라당에 대해 응분의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구 의원들의 기자회견문에 이름을 올렸다. 홍사덕 서상기 유승민 의원 등 친박계가 대부분인 서명 명단에 친이계인 주 의원과 이명규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수도권 출신 친이계 의원들은 정부의 결정을 영남권이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심재철 당 정책위의장(안양 동안을)은 같은 날 영남권 국회의원들의 반발이 확산되면서 대통령 탈당 요구까지 나오는 것에 대해 “국가는 생각하지 않고 오직 표만 생각하는 포퓰리즘이 아닌지 생각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심 정책위의장은 “국익을 위해 대운하를 포기한 것과 이번 신공항 문제를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면서 “표만 생각하는 정치인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에는 147조원의 개발 사업이 널렸다”고 에둘러 영남권 의원들을 비판했다.

 

아울러 정두언 최고위원(서울 서대을)은 “(영남권 반발을 부추기는) 박 전 대표에게 실망했다”며 “박 전 대표의 발언은 국가 지도자로서 함량 부족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결정한 정부의 선택에 지지를 보냈다. 김 지사는 “잘못된 공약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마땅히 사과해야 하지만, 공약이니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것도 잘못”이라며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인구가 증가하거나 남북통일 같은 새로운 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새로운 공항은 필요 없다고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