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7. 09:05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불안한 대외경제 등 투자 걸림돌…유보율 무려 1200%
친기업 성향의 정부가 과감한 기업 투자를 매년 독려하고 있으나, 기업들은 오히려 이전 정권 때보다 벌어들인 돈을 쌓아놓기만 하고 투자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를 빠르게 극복하며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국내 상장사들 내부 자금이 300조원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매년 쌓아놓는 기업의 유보 자금 규모만 커질 뿐 투자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산업의 역동성을 살리기 위해선 투자환경 조성을 통해 투자와 성장이라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자산총액 기준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작년 말 현재 유보율은 1219.4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9년 말 유보율인 1122.91%보다 96.54%포인트가 높아졌다. 10대그룹 계열사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 10대 그룹 계열사 중 작년과 비교할 수 있는 72개사가 분석대상이었다.
유보율이란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로 영업이나 자본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자금을 얼마나 사내에 쌓아두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유보율이 높다는 것은 재무건전성이 높다는 측면도 있지만, 투자 등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생산이나 연구개발 부문으로 돈이 흘러가지 않고 `돈맥경화'에 걸려 있다는 뜻도 된다.
10대 그룹 유보율은 IMF 외환위기 이후 꾸준히 올라 2004년말 600%를 돌파한 데 이어 2007년 들어서는 700%대, 2008년 말에는 900%대에 올라섰으며 2009년말에는 1100%를 넘어섰고, 작년엔 1200%를 넘었다.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의 지난해 자본ㆍ이익잉여금은 242조1624억원으로 전년대비 23% 증가했다. 전체 626개 상장사 이익잉여금에서 10대그룹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57%에서 지난해 59%로 올라갔다. 전체 상장사 626곳의 작년 유보율도 746.38%로 전년보다 65.24%포인트나 높아졌다. 지난해 유보율이 가장 높은 상장사는 태광산업으로 무려 3만6385.49%였다. SK텔레콤은 2만9102.71%에서 3만739.60%로 늘었다. 2만%대 유보율을 보인 곳은 롯데제과, 1만%대는 남양유업, 롯데칠성음료, SKC&C, 영풍 등이다. 삼성전자 유보율도 2009년 8100.41%에서 작년 9358.63%로 늘어났다.
이처럼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 나서지 않는 것은 ▲불안한 대외 경제여건 ▲신성장 사업 불확실성 ▲고임금ㆍ저효율 노동환경 ▲투자세액공제 철폐 등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규제, 아직 뚜렷하지 않은 세계경제 회복세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정부의 동반성장 정책이 `초과이익공유제' 등 사전 기업의 충분한 공감 없이 추진되는 등 무리한 정책추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기업들이 위기상황에 대비해 투자를 통한 이익 창출보다는 기업 지속가능성에 보다 무게를 두고 있어 투자가 적극적이지 않은 편"이라며 "최근 불거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이익공유제 논란도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역할을 제대로 인식시키지 못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유보율이 높다는 것만으로 투자에 소홀하다고 보는 것이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기업들이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크게 고려하는 것은 경기 전망"이라면서 "지난해 30대 기업의 투자규모는 전년대비 약 40% 증가했고, 올해도 1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올초 대통령과 신년간담회에서 30대 그룹은 올해 투자 규모를 작년 100조8000억원에서 올해 113조2000억원으로 12% 가량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룡ㆍ이홍석기자 srkim@ㆍred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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