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F 2011]①일극→다극체제..경제권력의 대이동
세계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선진경제 쇠퇴 → 신흥경제권 부상
글로벌 거버넌스 G7 → G20 → G0..새로운 기축통화 논의 점화
중동 정정불안과 자원전쟁 등 불확실성 일상화..신노멀의 시대
입력시간 :2011.04.27 08:00
[이데일리 김춘동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질서는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에서 브릭스 등 신흥시장의 부상으로 대변되는 다극체제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오는 6월 14-15일 양일간 열리는 제2회 세계전략포럼(World Strategy Forum)은 이같은 변화의 소용돌이를 '경제권력의 이동(Economic Power Shift)'으로 규정하고 이를 테마로 삼아 정부와 기업, 가계의 대응전략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포럼의 개막에 앞서 이데일리는 급변하고 있는 세계 경제질서의 지형도를 입체적으로 진단하는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편집자주]
국제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막대한 재정적자를 이유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했다.
미국이 현재는 전 세계 국가들중 최고의 등급을 받고 있지만 앞으론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를 날린 것이다. S&P가 1941년 신용평가를 시작한 이후 미국의 신용등급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질서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대변해주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로 대표되는 미국 패권시대의 균열과 함께 경제권력 이동의 본격적인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일극체제에서 다극체제로..미국이냐 중국이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가장 큰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위기 이후 세계 경제질서는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unipolar system)에서 글로벌 다극체제(multipolar system)로 점차 전환하고 있다. 세계의 경제권력과 부(wealth)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전통산업에서 지식산업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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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중국의 세계 GDP 비중 추이(출처: 마켓워치) | |
특히 `구 질서(Old Normal)`의 대표주자인 미국의 쇠퇴와 `신 질서(New Normal)`의 대표주자인 중국의 부상이 가장 큰 관전포인트다.
미국은 선진 금융기법을 앞세워 전 세계 금융산업을 주도하다가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전락한 데 이어, 위기 극복과정에서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으로 세계 기축통화로써 달러화의 위상도 크게 추락하는 굴욕을 겪었다.
반면 중국은 가파른 경제성장과 막대한 무역흑자를 바탕으로 일본을 제치고, 미국과 함께 G2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중국의 경제규모가 앞으로 5년내 미국을 앞지를 것이란 전망마저 내놨다.
이에 따라 위안화를 비롯해 달러화를 대체할 새로운 기축통화 논의도 거세지고 있어, 무역 불균형 해소가 아닌 또 다른 차원의 환율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 G7→G20→G0..새로운 글로벌 거버넌스는
G20 체제의 탄생 역시 미국을 위시한 기존 G7 체제의 한계가 부각된 가운데 신흥국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는 공감대에서 비롯됐다.
다만 G20 체제가 위기극복 후 구심점을 잃으면서 글로벌 리더십의 실종을 일컫는 `G0`, 기존 G7에 신흥국을 포함하는 `신G7` 논란도 불거지고 있어 앞으로 과연 누가 세계 경제질서의 주도권을 거머쥘 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이 가운데 중국을 포함해 친디아(Chindia)와 브릭스(BRICs), 믹트(MIKT)로 이어지는 신흥국들의 급부상도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2030년을 전후로 주요 신흥국의 경제규모가 기존 선진국을 추월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인도 등 거대 인구를 가진 신흥국들의 경우 중산층이 급증하면서 내수시장도 빠르게 팽창하고 있어 미국을 대체할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프리카 역시 최근 높은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신흥국 진입을 노리고 있어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부각되고 있다.
◇ 일상화된 불확실성..세계 경제의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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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스민 혁명`의 확산(출처: 현대경제연구원) | |
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맞닥뜨린 또 하나의 도전은 불확실성이 일상화되고, 위기가 상시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가 사실상 거대 경제권으로 묶인 가운데, 경제권력의 이동이 맞물리면서 세계 경제는 말 그대로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어졌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여전히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고,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에서 비롯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민주화 바람은 국제유가 급등으로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에 새로운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선 중동발 모래바람이 중국과 북한 등 사회주의 국가로 전이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어 불확실성을 심화시키고 있다. 북한의 권력승계가 진행되는 가운데 천안함·연평도 사태를 겪은 한반도 역시 언제든지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과잉 유동성과 신흥국의 경제성장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도 고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과거 세계의 공장으로 전 세계 물가안정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던 중국은 이젠 차이나플레이션을 수출하는 최대 위협요소로 떠올랐다.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와 곡물가격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가운데 소비량마저 급증하면서 자원전쟁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식량위기와 생필품 인플레이션은 지정학적 불안정성을 높이면서 세계 경제를 뒤흔들 또 다른 충격파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금융위기 후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영향력이 약화하면서 다극화가 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 재정위기와 중동 정정불안 등의 변수들도 불거지고 있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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