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12. 09:10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출근도장 찍는 시대는 가나
조선비즈 | 류정 기자 | 입력 2011.05.12 03:06
실리콘 수출업체 한국다우코닝에서 근무하는 손범석 부장은 일주일에 하루만 회사에 가고, 나흘은 집에서 근무한다. '스마트 워크(smart work)'를 강조하는 회사에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집에서 하라"며 배려했기 때문이다. 손 부장은 집에서 미국과 프랑스 직원이 동시에 연결되는 '다자(多者)간 콜'로 마케팅 전략회의를 하고, 결재가 필요하면 노트북에 보안키를 꽂고 전 세계 지사가 하나로 연결된 회사 내부망에 접속해 전자서류로 처리한다. 손 부장은 "아침엔 여유 있게 아이들과 밥을 먹고, 학교에도 데려다 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IT 기술 발달로 불기 시작한 '스마트 열풍'이 '스마트 워크' 시대를 열고 있다.
◆근무지 이탈? 내가 있는 곳이 사무실
고정 근무지나 본인 책상 개념은 사라지고 있다. 한국IBM에 다니는 최지혜(27)씨는 고객사로 직접 출근하거나 서울 도곡동이나 여의도 사무실 중 편한 곳으로 출근한다. 사무실 입구에 있는 모니터로 빈자리를 선택해 이름을 저장하고 앉으면, 본인의 내선번호가 그 자리의 전화기로 연결이 된다.
최근 선진국은 '스마트워크센터'를 도시 외곽에 설치해 출퇴근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스마트워크센터에는 인터넷과 화상회의가 가능한 사무공간, 어린이 놀이시설이 마련돼 있다. 미국은 2009년 폭설로 출근길이 마비되자 워싱턴 외곽에 스마트워크센터 14곳을 설치했다.
우리 정부도 작년 처음 경기도 분당과 서울 도봉구에 스마트워크센터를 설치했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말까지 10곳, 2015년까지 50곳으로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스마트 기기, 기능 하나만 더 알아도…
스마트폰, 클라우드 컴퓨팅, 태블릿 PC 등 넘치는 스마트 기술들을 활용하는 기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광고회사 제일기획의 직원들은 모두 갤럭시탭을 지급받아 업무에 적극 활용한다. 과거 고객사에 스토리 보드에 그려서 보여줬던 광고 기획안을 갤럭시탭에 띄워 보여준다. 회사에서 개발한 아이디어 공유 앱에 언제 어디서든 접속해 아이디어를 올린다. 익명이 보장되고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칩이 제공된다.
박유성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는 미국에 있는 한 교수와 공동논문을 쓰고 있다. 무료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카이프(Skype)를 통해 화상전화를 연결, 마치 옆에 있는 것처럼 손짓과 얼굴 표정을 보며 대화하고 토론한다.
정후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무조건 출근해 얼굴 도장을 찍고 직장에서 죽어라 일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며 "스마트 워크가 확산되려면 기업이 주도적으로 문화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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