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졸자 85% "취업 못해 집으로"

2011. 5. 12. 09:15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美 대졸자 85% "취업 못해 집으로"

매일경제 | 입력 2011.05.11 15:47

 

올해 미국에서 취업을 못해 굴욕적인 귀향을 맛보는 대학 졸업생들이 늘었다.

컨설팅 회사 트웬티섬씽이 벌인 설문조사에서 올해 대학을 졸업한 3백만 명 가운데 85%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간다고 답했다고 뉴욕포스트가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5년 전 67%였던 귀향족이 85%로 증가한 이유는 54%에 달하는 25세 이하 청년층 실업률 탓이다.

이들은 부모님 곁으로 돌아가 집세를 아끼며 학자금 빚을 갚아 나간다. 나머지는 대학원에 진학해 일자리를 탐색하거나 돈을 벌려고 동분서주한다.

미국 부모 대학 릭 레이몬드 마케팅 부사장은 "취업 시장이 좋아진다고 대졸자들이 모두 취업하는 건 아니다. 취직 못 한 졸업자가 엄청나게 많다"고 말했다.

애틀랜타에 사는 알렉스 호프만(23)은 1년 전 테네시주의 밴더빌트대 인력기구개발과를 졸업하고 차린 대학 서비스 회사로 입에 겨우 풀칠만 하다 돈이 되는 기술직을 찾아 뉴욕으로 떠날 참이다.

호프만은 "2년 전 졸업한 친구 중에 아직 취업을 못한 친구들이 있다. 취직했어도 지방의 기타 판매상에서 일하는 정도"라고 했다.

조슈아 피글러(22)는 뉴욕 컬럼비아대 전액 장학생으로 정치학과 역사학을 공부하고 올해 졸업하지만 원하는 방송제작 일은 커녕 집세 갚기에 바쁘다.

MTV와 CBS스포츠 인턴 경력도 있지만 일자리 찾는 데 도움은 안 됐다. 그는 "이제 불확실한 세계로 들어가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매디슨 그리코는 지난 1월 보스턴 버클리음대에서 전과목 A학점을 받고 졸업했지만 일자리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라고 한탄했다.

음반회사에서 일하고 싶어 "하루 5∼10곳에 지원하고 면접도 다 잘 봤지만 항상 몇 달 안에 연락드리겠다는 말뿐"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맨해튼의 레코드회사에서 무급 인턴으로 일하며 구한 콘서트 티켓을 인터넷에서 되팔아 집세와 식비를 해결한다.

그리코의 계부이자 대학생 3명을 비롯한 딸 다섯을 둔 마크 오스트로브스키는 "현실이 대학 졸업생들을 무겁게 짓누른다"고 말했다.

성공한 사업가로 대학생들에게 부자가 되는 법을 설명한 책을 내기도 한 그는 "취직이 안 되면 영화 '소셜네트워크' 주인공들처럼 창업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회사를 설립한 호프만은 "학자금 빚 갚기조차 어렵다"며 창업도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