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 청년, 앱 하나로 두 달 만에 4억 `대박`

2011. 5. 16. 09:18이슈 뉴스스크랩

한국경제

  ● 게임 벤처 '페이즈캣'의 모바일 드림

'팔라독' 8주간 게임 1위…사장 합쳐 임직원 4명
상상력+승부욕…회사가치 2년 만에 370배 껑충


 


 

강아지를 주인공으로 한 '팔라독(Paladog)'이라는 게임이 국내 출시된 8만여개의 앱(응용프로그램) 가운데 최단기간에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이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월 둘째 주부터 4월 첫째 주까지 국내 애플 앱스토어에서 8주 동안 1위에 올랐고,매출만 4억원에 이른다. 지금도 여전히 일간 기준 1~2위를 다투고 있다.

팔라독을 만든 페이즈캣이라는 벤처회사는 캡스톤파트너스라는 벤처캐피털로부터 12억5000만원(지분 25%)을 투자받았다. 2009년 자본금 1000만원(1주당 100원)으로 설립한 회사가 50억원(주당 3만7000원)의 가치를 평가받았다. 370배나 가치가 뛴 셈이다. 페이즈캣의 멤버는 김진혁 사장(33)을 포함해 4명이 전부다. 대박을 노리고 앱스토어에 올라오는 게임 대부분이 쪽박을 차기 십상인 현실에서 최장 기간 1위 기록을 올린 팔라독의 비결은 뭘까.

'스토리가 아주 재미있다'는 게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팔라독은 '인류 멸망 이후'를 상정한 가상 게임이다. 동물들이 지구를 지배하면서 전쟁 없이 평화롭게 지내는데,악마가 인간을 괴물로 만들어 동물들을 공격한다는 특이한 줄거리로 시작된다. 동물들이 위기에 처했을 때 영웅적인 캐릭터 '팔라독'이 등장해 괴물을 무찌른다.

팔라독은 게임업계에서 흔히 말하는 디펜스 장르의 게임에 변화를 줬다. 디펜스 장르란 자기가 구축한 성이나 진지를 지키는 게 핵심인 게임의 한 종류인데,팔라독은 영웅적인 캐릭터를 내세워 사용자의 관심을 끌었다. 또 방어 게임임에도 공격에 초점을 맞춰 게임을 하는 재미를 느끼게 했다. 김 사장은 "디펜스 장르는 너무 게임 종류가 많아 뭘 만들어도 식상하다는 지적이 많은 대표적인 분야"라며 "하지만 게임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인기도 많고 사용자층도 두텁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팔라독을 내놓기 전 많은 게임을 만들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며 "그동안의 실패가 약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2009년부터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지만 게임 개발의 꿈은 1998년부터 가졌다. 게임 개발에 필요한 지식을 배울 수 있을까 싶어 성균관대 컴퓨터학과에 입학했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은 이와 전혀 무관했다. 이오리스라는 회사에서 병역특례로 군복무를 대신하고 2003년 CJ인터넷에 입사했지만 여기서도 게임을 만드는 일은 직접 하지 못했다.

이후 회사를 몇 차례 옮긴 끝에 2009년 1월 독립,10여개의 게임을 만들어 애플 앱스토어에 올렸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그러다 그해 여름에 출시한 '마린걸'이라는 모바일 게임이 이탈리아 앱스토어에서 1위에 올랐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마음이 맞는 다른 개발자 3명과 함께 작년 여름부터 6개월간 준비, 지난해 말 팔라독을 출시했다.

김 사장은 이달 말께 SK텔레콤의 티스토어에 팔라독을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도 갖고 있다. 팔라독을 중국어 버전으로 서비스하기 위한 준비에도 착수했다. 김 사장은 "팔라독은 앞으로 더 많은 매출이 기대된다"며 "중국,미국,유럽 등 큰 시장에서도 통하는 글로벌 게임업체가 되겠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