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링크트인 찾아라" SNS업체에 뭉칫돈

2011. 6. 5. 09:59지구촌 소식

(上) "제2의 링크트인 찾아라" SNS업체에 뭉칫돈

입력: 2011-06-03 17:17 / 수정: 2011-06-04 01:33
청정기술도 투자 열기…작년보다 76% 늘어
퀀텀 컴퓨팅ㆍ소셜TV 등 차세대 기술에도 관심
차이나 머니 유입 '눈길'

< "성공했어" > 링크트인의 레드 호프만 창업자(왼쪽)와 제프 와이너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19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열린 상장기념식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101번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30여분을 달리면 레드우드를 지나 팔로알토,샌타클래라,새너제이로 이어지는 미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집결지역이 나온다. 애플 구글 HP 시스코 인텔 등 세계 정상급 IT 기업과 페이스북,트위터 등 신흥 강자들이 밀집해 있는 실리콘밸리다.

이곳의 대표적 한인 기업인인 폴 김 GCT세미컨덕터 회장은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서부지역 부동산 가격도 폭락했지만 실리콘밸리의 대표 주거지역인 팔로알토의 집값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들어선 부동산 경기가 달아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때 20%대에 육박하던 공실률은 5~6%까지 낮아졌다. 과거 닷컴붐 시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전역에서 투자자금이 이곳 실리콘밸리로 몰려들면서 창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서부의 월스트리트'라 불리는 샌드힐 로드 일대에서는 수십개의 벤처캐피털이 뭉칫돈을 들고 투자기업 사냥에 나서고 있다.

◆SNS · 청정기술이 닷컴붐 재연 주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청정기술(clean tech)이 벤처 투자 열기의 구심점될 겁니다. " 45년간 유망 분야 신생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것으로 정평이 난 애셋매니지먼트의 리처드 시모니 이사는 "10년 새 최대 규모의 투자금이 SNS와 청정기술 분야에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벤처캐피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태양광,스마트그리드,전기차,바이오 에탄올 등 청정기술 분야의 전년 대비 투자 증가율은 76%에 달했다. 2위는 SNS를 필두로 한 소프트웨어 분야로 20% 증가했고,바이오가 3%로 뒤를 이었다.

SNS와 청정기술로 촉발된 미국의 투자열기는 차세대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퀀텀 컴퓨팅,무선 전력 전송(wireless energy),나노 테크놀로지,제스처 테크놀로지,플렉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홀로그래피,가상의약품(cyber drug),소셜TV,모바일3D,자기 보수 금속(self healing metals) 등이 꼽히고 있다.

퀀텀컴퓨팅의 경우 최근 캐나다 IT 업체인 디웨이브 시스템스가 세계 최초의 상용 PC를 내놓는 등 이제 막 시장의 틀이 갖춰지고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선보여 화제가 된 제스처 테크놀로지는 이미 시장을 열어가고 있다.

◆투자 열기,아시아로 확산되나

김 회장은 10여년 전 닷컴붐 당시와 다른 점으로 벤처투자 자금의 국경 이동이 빨라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 자금이 실리콘밸리 기업 투자에 나서는 게 대표적 사례다. 미국 벤처캐피털들이 해외 유망 벤처를 찾아나서는 경우도 급증하고 있다. 마이클 헬미키 코스톤 대표도 아시아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를 위해 2009년 한국에 지사를 설립했다.

최근 미국 벤처캐피털협회가 미국 내 벤처캐피털 51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47%가 올해 중 해외 기업에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 중 44%가 중국 인도 등 아시아권을 1순위로 꼽았으며 유럽이 19%,남미는 11%였다.

실리콘밸리=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