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부담 줄이고 진료부담 덜려고 의사들은 동업중

2011. 6. 8. 09:26이슈 뉴스스크랩

투자부담 줄이고 진료부담 덜려고 의사들은 동업중
기사입력 2011.06.07 17:55:36 | 최종수정 2011.06.07 19:02:56

 

서울에서 의대를 나온 김 모씨(35)는 지난해 경기도 부천에서 동료와 공동으로 개업했다. 과거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 동료 의사가 동업을 제의해 참여를 결정했다. 그는 "휴일 없이 운영하려면 혼자서는 힘들기 때문에 공동 개원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 A산부인과 역시 동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산부인과는 24시간 의사가 대기해야 하고 고가의 검사장비와 수술시설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공동 개업이 많은 편이다. A산부인과 이 모 원장(37ㆍ여)은 "동업을 하면 서로 업무를 분담할 수 있고 야간근무도 번갈아 설 수 있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형제간이라도 하지 않는 것이 동업`이라지만 공동 개원이 새로운 트렌트로 자리 잡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의사 2명 이상이 의원을 운영하는 동업 의원은 2006년 3577곳에서 지난해 3897곳으로 8.9% 증가했다. 동업 의원 증가율은 일반 의원 수 증가율(6.5%)보다 높다.

이 기간 신경과의원 동업이 77%로 가장 많이 늘어났고 △성형외과(50%) △병리과(42.9%) △마취통증의학과(37.8%) △소아청소년과(26.2%) △이비인후과(22.8%) 순으로 동업 증가율이 높았다. 전체 의원에서 동업 의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14% 수준이다.

예전에는 의사 자격증만 있으면 어디서든 병원을 열어 먹고사는 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규 배출 의사들이 넘치는 데다 1인 의원으로는 기존 병원이 있는 곳에서 새 고객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동업이 늘고 있는 추세다. 한 개원의는 "동업을 하면 조금이라도 좋은 입지에 개원하고 리스크를 줄이면서 일도 나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수경 보건산업진흥원 연구위원은 "예전에 비해 동업 의원이 확산되고 있다"며 "의료 과잉 공급 상태에서 살길을 모색하기 위해 동업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기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