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죄고', 中企대출 '푼다'

2011. 7. 6. 09:10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은행 가계대출 '죄고', 中企대출 '푼다'

은행 대출태도지수, 가계↓ 중기↑...각 은행 "중소기업 영업 강화"

 

국내 은행들이 올 하반기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고 중소기업 대출 문호는 넓힐 전망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으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어서다. 대신 은행에 넘치는 돈을 굴리려면 우량한 유망 중소기업이나 지역 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금융회사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2분기 동향 및 3분기 전망), 3/4분기 16개 국내 은행의 가계주택 대출태도지수는 전분기 6에서 0으로 떨어졌다. 가계일반도 6에서 3으로 하락했다. 대출태도지수가 낮을 수록 은행들이 가계대출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시행으로 대출을 늘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반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전분기 22에서 3분기 25로 높아졌다. 2007년 1분기 25 이후 가장 높다.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3분기와 4분기 마이너스 34와 마이너스 28로 급격히 떨어졌다. 이후 2009년 1분기 6, 2010년 1분기 9, 올 1분기 22 등으로 다시 높아지는 추세다.

수치로도 확인된다. 국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 해 1조원이 줄었다. 그러나 올해 6월 중순 현재 14조원이 늘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이 마땅한 자금 운용처가 없는 가운데 우량 및 성장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가산금리 인하, 한도증액 등의 대출확대 노력을 꾸준히 이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들도 저마다 중소기업 대출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번 주 중소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기업고객본부를 신설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용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영업 전략을 짜는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하반기에 대기업 협력업체에 대한 전자방식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과 협력기업 상생대출을 늘릴 방침이다. 아울러 성장유망 전략업종을 선정해 금리를 우대하기로 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중소·중견기업에 초점을 둔 상반기 영업과 달리 하반기엔 지역 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 지원에 집중할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 들어 중소기업 자산이 꾸준히 증대하고 있다"며 "하반기엔 서민금융 활성화와 시장 선점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지역 소기업 등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4일부터 소상공인들이 폐업하면 일시적으로 생활안정자금을 제공하는 중소기업중앙회의 '노란우산공제'을 금융권 단독으로 판매 대행하고 있다. 중소기업 시장 강자인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종업원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나 근로자가 많은 산업단지, 공공기관 등에 자동화 코너를 확충하기로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반기엔 중소기업 시장이 영업 격전장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