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복권·월지급식…'불안한 아빠들'이 몰린다

2011. 7. 18. 09:19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연금복권·월지급식…'불안한 아빠들'이 몰린다

(종합)가입자·구입자 분석해보니...40~50대 압도적

 

-은퇴 앞둔 40~50대 월지급식 상품·연금복권에 열광
-불안한 노후, 현실적 대비책과 막연한 기대감 상존
-"직장생활 시작과 함께 개인연금으로 노후준비 해야"

#"얼마전 적금 깨서 월지급식 브라질채권펀드에 투자했어요. 쥐꼬리만 한 예금금리로 어떻게 노후를 준비합니까." 중견기업 영업이사 김유홍(50세)

#퇴근하면서 매일 연금복권 한 장씩 사요. 당첨만 되면 노후걱정은 물론 직장 다니기도 수월하지 않겠어요." 벤처기업 홍보부장 김성남(45세)

한국의 40~50대가 월지급식 투자상품과 연금복권520에 열광하고 있다. 고령화로 기대여명이 늘어나면서 은퇴이후 노후문제가 가장 큰 걱정거리가 됐기 때문이다.

이제 곧 은퇴를 준비해야 하는 40~50대들은 월지급식 투자상품으로 현실적인 노후 대비책을 마련하는가 하면 당첨확률 315만분의 1의 연금복권520에 기대여 스스로 위안하고 있다.

◇월지급식 상품 누가 가입하나 봤더니

17일 머니투데이와 미래에셋증권이 '미래에셋 월지급식 브라질국채 신탁'의 전체 가입자는 49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0대가 33.1%(1624명)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30.5%(1496명)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이자생활자가 많은 60~80대(995명)는 20.3%에 그쳤다. 월지급식 상품이 당장 필요한 은퇴자들보다는 은퇴를 앞두고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베이비부머들에게 더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김진호 상품기획팀 과장은 "50~60대 이상 거래고객들은 경제성장과 함께 어느정도 자산을 축적했지만 30대나 40대 초반 거래고객은 그렇지 못해 미리 노후를 준비하고자 투자를 한 것 같다"며 "대부분 매달 지급되는 이자수익은 적립식펀드 등에 재투자용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30대 이하(733명)가 15%에 달했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노후준비에 여유가 있는 30대가 11.4%나 됐고, 20대 2.4%, 10대 1.0%. 10대 미만도 있었다. 김과장은 "20대 미만은 부모들이 자녀 학비나 생활자금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 가입한 것"이라며 "가입 당시 증여를 하면 이후 재투자 수익 등 자본이득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붙지 않기 때문에 자산증식 수단이 된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 월지급식 브라질국채 신탁'은 금융시장에 월지급식 투자바람을 몰고 온 상품으로 지난 5월19일 출시된 후 2달도 채 안돼 4285억원(11일 기준)이 판매됐다. 일평균 112억원 이상 유입된 것. 현재 출시된 월지급식 상품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신탁의 평균 투자금액은 8700만원으로 최소 가입금액 3000만원 보다 약 3배가량 많았다. 최소 가입금액으론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성별로는 남자(45%)보다 여자(55%)가 많았다. 직장생활로 바쁜 남자들 대신 여자들이 주로 가입하는 것. 하지만 평균 가입금액은 남자(1억200만원)으로 여자(7480만원)보다 높았다.

image


◇노후 불안한 40~50대 "연금복권 주세요"

'제2의 로또'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연금복권520도 마찬가지다.
머니투데이가 단독 입수한 한국연합복권의 '연금복권520 구매자 분석' 자료에 의하면 주요 구매층은 월지급식 상품과 마찬가지로 40~50대였다. 실제 구매자를 대상으로 처음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는 20개 소매점에서 연금복권520을 구입한 329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구매자의 연령대별로는 40대가 34.2%(1124명)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25.2%(830명)로 뒤를 이었다. 은퇴가 현실로 다가온 40~50대들이 연금복권520을 대거 구입하고 있는 것. 지난 1일 처음 출시된 연금복권520은 1~2회가 모두 매진됐고, 최근 판매되고 있는 3회 역시 약 95%(15일 기준) 판매율을 보이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음으로는 30대가 21.6%(711명), 60대 이상 12.6%(413명), 20대 6.2%(212명)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자(81.9%, 2693명)가 압도적이었다. 평균 구매금액은 5000원 이하가 55.7%, 1만원 이하 24.0%, 1000원 이하 14.8% 등이었다.

한국연합복권 관계자는 "통상 일반복권의 경우 40대 이상으로 갈수록 보다 현실적인 인식이 강해져 구매율이 낮아지지만 연금복권520은 40~50대 구매자가 가장 많았다"며 "은퇴이후 노후에 대한 불안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image


◇'준비된 노후, 불안은 없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임박하면서 노후준비는 더 이상 은퇴자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말한다. 가능하면 보다 빨리, 더 넉넉하게 준비하는 게 상책이다.

박현철 신한금융투자 상품개발부 차장은 "고령화로 인한 노후문제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든 국민들이 피할 수 없는 문제"라며 "근로소득이 발생할 때부터 노후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강조했다.

image
연금복권과 같은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적립식 연금펀드 등과 같은 보다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철성 미래에셋자산운용 채널마케팅부문 대표는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노후준비를 위한 투자와 저축의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으로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메울 수 있도록 개인연금상품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