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앞둔 40~50대 월지급식 상품·연금복권에 열광-불안한 노후, 현실적 대비책과 막연한 기대감 상존-"직장생활 시작과 함께 개인연금으로 노후준비 해야" #"얼마전 적금 깨서 월지급식 브라질채권펀드에 투자했어요. 쥐꼬리만 한 예금금리로 어떻게 노후를 준비합니까." 중견기업 영업이사 김유홍(50세)
#퇴근하면서 매일 연금복권 한 장씩 사요. 당첨만 되면 노후걱정은 물론 직장 다니기도 수월하지 않겠어요." 벤처기업 홍보부장 김성남(45세)
한국의 40~50대가 월지급식 투자상품과 연금복권520에 열광하고 있다. 고령화로 기대여명이 늘어나면서 은퇴이후 노후문제가 가장 큰 걱정거리가 됐기 때문이다.
이제 곧 은퇴를 준비해야 하는 40~50대들은 월지급식 투자상품으로 현실적인 노후 대비책을 마련하는가 하면 당첨확률 315만분의 1의 연금복권520에 기대여 스스로 위안하고 있다.
◇월지급식 상품 누가 가입하나 봤더니17일 머니투데이와 미래에셋증권이 '미래에셋 월지급식 브라질국채 신탁'의 전체 가입자는 49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0대가 33.1%(1624명)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30.5%(1496명)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이자생활자가 많은 60~80대(995명)는 20.3%에 그쳤다. 월지급식 상품이 당장 필요한 은퇴자들보다는 은퇴를 앞두고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베이비부머들에게 더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김진호 상품기획팀 과장은 "50~60대 이상 거래고객들은 경제성장과 함께 어느정도 자산을 축적했지만 30대나 40대 초반 거래고객은 그렇지 못해 미리 노후를 준비하고자 투자를 한 것 같다"며 "대부분 매달 지급되는 이자수익은 적립식펀드 등에 재투자용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30대 이하(733명)가 15%에 달했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노후준비에 여유가 있는 30대가 11.4%나 됐고, 20대 2.4%, 10대 1.0%. 10대 미만도 있었다. 김과장은 "20대 미만은 부모들이 자녀 학비나 생활자금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 가입한 것"이라며 "가입 당시 증여를 하면 이후 재투자 수익 등 자본이득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붙지 않기 때문에 자산증식 수단이 된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 월지급식 브라질국채 신탁'은 금융시장에 월지급식 투자바람을 몰고 온 상품으로 지난 5월19일 출시된 후 2달도 채 안돼 4285억원(11일 기준)이 판매됐다. 일평균 112억원 이상 유입된 것. 현재 출시된 월지급식 상품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신탁의 평균 투자금액은 8700만원으로 최소 가입금액 3000만원 보다 약 3배가량 많았다. 최소 가입금액으론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성별로는 남자(45%)보다 여자(55%)가 많았다. 직장생활로 바쁜 남자들 대신 여자들이 주로 가입하는 것. 하지만 평균 가입금액은 남자(1억200만원)으로 여자(7480만원)보다 높았다.
◇노후 불안한 40~50대 "연금복권 주세요"'제2의 로또'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연금복권520도 마찬가지다.
머니투데이가 단독 입수한 한국연합복권의 '연금복권520 구매자 분석' 자료에 의하면 주요 구매층은 월지급식 상품과 마찬가지로 40~50대였다. 실제 구매자를 대상으로 처음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는 20개 소매점에서 연금복권520을 구입한 329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구매자의 연령대별로는 40대가 34.2%(1124명)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25.2%(830명)로 뒤를 이었다. 은퇴가 현실로 다가온 40~50대들이 연금복권520을 대거 구입하고 있는 것. 지난 1일 처음 출시된 연금복권520은 1~2회가 모두 매진됐고, 최근 판매되고 있는 3회 역시 약 95%(15일 기준) 판매율을 보이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음으로는 30대가 21.6%(711명), 60대 이상 12.6%(413명), 20대 6.2%(212명)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자(81.9%, 2693명)가 압도적이었다. 평균 구매금액은 5000원 이하가 55.7%, 1만원 이하 24.0%, 1000원 이하 14.8% 등이었다.
한국연합복권 관계자는 "통상 일반복권의 경우 40대 이상으로 갈수록 보다 현실적인 인식이 강해져 구매율이 낮아지지만 연금복권520은 40~50대 구매자가 가장 많았다"며 "은퇴이후 노후에 대한 불안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준비된 노후, 불안은 없다'자산관리 전문가들은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임박하면서 노후준비는 더 이상 은퇴자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말한다. 가능하면 보다 빨리, 더 넉넉하게 준비하는 게 상책이다.
박현철 신한금융투자 상품개발부 차장은 "고령화로 인한 노후문제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든 국민들이 피할 수 없는 문제"라며
"근로소득이 발생할 때부터 노후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강조했다.
또
연금복권과 같은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적립식 연금펀드 등과 같은 보다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철성 미래에셋자산운용 채널마케팅부문 대표는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노후준비를 위한 투자와 저축의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으로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메울 수 있도록 개인연금상품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