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중국진출 리스크

2011. 7. 25. 09:29C.E.O 경영 자료

기로에 선 중국 비지니스 ①

중국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 S사가 이달 초 발칵 뒤집혔다. 한 부서에서 일하던 중국인 직원 5명 중 3명이 거의 동시에 사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이 중 한 명은 "중국 부동산개발업체로 옮기면서 S사보다 7배 많은 연봉을 제의받았다"고 밝혔고 나머지 직원들도 2~3배 많은 금액을 약속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S사에서 4~7년 근무한 이들의 연봉은 이미 10만위안(약 1640만원)을 웃돌지만 몸값을 몇 배 높일 기회를 잡자 미련 없이 회사를 옮겨버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 기업이 인력 스카우트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그만큼 연봉을 제시하기도 곤란해 골치"라고 말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는 돈, 인력, 기술, 판매력 모든 면에서 중국 기업들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

 

커지는 중국진출 리스크
키워놓은 인재 빼가기…자국 중소기업 과보호
기사입력 2011.07.24 18:23:48 | 최종수정 2011.07.24 20:47:00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의 위기는 중국의 풍부한 자금력에서 비롯된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6월 말 3조1975억달러로 사상 최고다. 이런 자금력을 바탕으로 중국 업체들이 미국ㆍ유럽 기업 인수ㆍ합병(M&A)에 나서면서 다국적 기업 직원들도 자연스레 중국 업체들의 스카우트 목표가 됐다. 최근 6개월 동안 중국 현지 기업으로 스카우트된 외자기업 사장ㆍ임원만 10여 명에 이른다.

올해 중국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기업 조사에서도 톱 50개 기업 중 중국 현지 기업이 40개에 달했다. 2004년 16개이던 것과 비교해 천양지차다. 글로벌 500대 기업에 속한 중국 업체가 이미 54개에 이를 정도로 중국 기업들의 위상이 높아진 결과다. 허드슨 휴먼리소스가 외자기업 관리자 600명을 조사해보니 이들 중 73%가 "중국에서 고급 인력을 영입하기가 지난해보다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의 자국 기업 보호 정책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7월 초엔 중소기업 보호를 명분으로 중형ㆍ소형 기업에 해당하는 기업들의 범위를 크게 넓혔다.

예를 들어 공업 부문에서 매출액 300만위안(약 5억원) 미만 회사를 중소기업으로 분류했으나 이를 4억위안(660억원) 미만으로 대폭 넓혔다. 중국 내 1000만개 등록 기업 중 중소기업은 99%를 차지한다. 또 중국은 중소기업보다 더 작은 `미형기업`을 새로 분류해 보호 육성에 나섰다.

한진 KOTRA 베이징코리아센터 부관장은 "중국 당국이 현지 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하면 외자기업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것"이라며 "중국 상품 매장에 고객이 잘 보이지 않는데도 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정부 지원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박재현 전 대한상공회의소 베이징사무소 연구위원은 "이젠 철도 등 상당수 분야에서 중국이 더 앞섰다는 자부심으로 가득 차 한국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쳐다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