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자리 없어질까 휴가 안가"

2011. 8. 8. 08:42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한국인, 자리 없어질까 휴가 안가"

BBC 보도… 근로시간은 年 2193시간 OECD國 1위

조선일보 | 이송원 기자 | 입력 2011.08.06 03:16 | 수정 2011.08.07 21:06

 

"한국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에서 가장 많이 일하지만 생산성은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휴가도 1년에 11일밖에 안 되는데 그나마도 짧게 쪼개서 간다."

BBC는 5일 '아시아 일 중독자들에게 휴가를 가라고 설득할 수 있을까?'라는 기사에서 OECD 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한국인은 지난해 평균 2193시간 일해 OECD 국가 중 연평균 근무 시간 순위에서 1위였다.

↑ [조선일보]

칠레 가 2068시간, 러시아 가 1976시간으로 뒤를 이었고, 영국 인은 1647시간, 미국 인은 1778시간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 중독에 빠진 아시아'의 사례로 한국과 함께 싱가포르와 홍콩이 거론됐다.

BBC는 휴가 가기를 꺼리는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기업이 기울이는 노력도 소개했다. 한국 정부는 공무원들에게 연간 2주간의 '의무' 휴가를 도입해 생산성 향상과 관광산업 발전을 꾀하고 있으며, 신한금융그룹에서는 휴가 중인 직원이 직장 내 컴퓨터 시스템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막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휴가를 가면 자신의 자리가 필요 없는 것으로 비칠까 봐 두려워하기 때문에 휴가를 잘 떠나지 않는 한국의 직장문화가 바뀌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BBC는 내다봤다.

휴가 기피 현상은 고용주가 직원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고 BBC는 지적했다. 많은 고용주가 휴가를 떠난 직원과도 연락이 닿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와 홍콩 근로자들은 휴가 중에도 업무를 보는데 이는 고용주의 90%가 직원들이 그렇게 하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뉴질랜드 에서는 고용주의 6%만 직원들이 근무 시간 외에도 업무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