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탄생 30주년...앞으로의 운명은?

2011. 8. 15. 09:54세계 아이디어 상품

PC 탄생 30주년...앞으로의 운명은?

머니투데이 | 김상희 기자 | 입력 2011.08.14 05:01

 

[머니투데이 김상희기자]





↑IBM PC 5150

오늘날 컴퓨터는 누구나 한 두 대 쯤 가지고 있는 필수품이다. 그러나 반세기전인 1960년대만 해도 컴퓨터 한 대를 가동하려면 무려 60여명에 달하는 사람이 들러 붙어야했다. 본체만해도 큰 방 하나를 가득 채우는 크기였던데다 가격은 무려 900만 달러에 달하는 귀하신 몸이었다. 개인이 소유하는 컴퓨터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이른바 개인용 컴퓨터의 개념은 1970년대가 되어서야 등장했다. 책상위에 얹을 정도로 크기를 줄인 애플의 '애플Ⅱ'를 비롯해 '알타이어(Altair) 8800', '모도' 등의 제품이 출시된 것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PC시대는 IBM이 열었다. 지난 1981년 8월 12일 IBM이 내놓은 'IBM PC 5150'이 그 효시다. PC(Personal Computer)'라는 명칭도 이 제품에서 유래했다.

PC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것은 IBM의 호환성 전략과 관계가 깊다. 당시 신생기업 애플과 경쟁관계에 있던 IBM은 PC의 하드웨어 회로도와 기본 프로그램 소스코드를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통해 IBM이 아닌 다른 개발사에서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주변기기를 자유롭게 생산할 수 있었다. 개인이 부품을 구입해 조립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애플이 자사가 직접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통제하며 폐쇄적 전략으로 일관했던 것과 대조되는 것이다. 이는 스티브 잡스 애플 회장이 축출되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PC의 호환성은 컴팩, 델, HP 등 여러 제조사에서 PC를 대량으로 생산·판매할 수 있게 했다. IBM의 PC는 개인용 컴퓨터의 표준이 됐으며 이같은 개방성은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번성하는 토대가 됐다.

PC는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정보화 시대를 몰고 왔다. 사무실의 업무용 컴퓨터이던 PC는 이후 게임,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까지 저변을 넓혔다.

특히 PC혁명은 90년대 이후 등장한 인터넷과 맞물려 네트워크로 정보를 공유하고 교류하는 웹 혁명의 주춧돌이 됐다.

세상을 변화 시킨 PC도 탄생 30주년을 맞아 위기론에 직면하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 새롭게 세상을 바꿀 모바일 기기들이 PC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또 최근 각광 받는 클라우드 서비스도 PC의 역할을 축소시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클라우드를 사용하면 개인은 작업을 위한 중앙처리장치(CPU), 저장공간이 필요 없다. 서버에서 처리되는 정보를 보여주는 모니터 정도의 장치만 있으면 PC를 대체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PC의 영향력은 여전하다는 의견도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도 CPU와 운영체제(OS)를 갖추고 있으므로 PC의 확장된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즉, PC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물리적인 형태가 바뀔지라도 '인류의 동반자'로서 PC의 역할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