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7. 08:56ㆍ지구촌 소식
39개 노조·넥타이 부대까지 합류… "이번엔 워싱턴이다"
[벼랑끝에 선 월가 자본주의] <3·끝> 美전역 번지는 시위
시위 20여일 만에 최대 규모, 휴가 내고 온 사람도 있어
노동계, 시위 통해 활력 얻고 청년들, 조직력과 자금 얻어
산발적 집회 있던 워싱턴서도 백악관 근처 본격 시위 예고
조선일보 | 뉴욕 | 입력 2011.10.07 03:21 | 수정 2011.10.07 07:28
거대 금융기관의 탐욕을 규탄하는 월가(街)의 시위에 노조가 5일 합류하면서 지난 9월 17일 시위 시작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집회가 열렸다. 운송·교원·작가노조 등 39개의 노조가 동참한 가운데 시위 주축 세력인 '월가를 점령하라'는 이날 오후 4시 30분 뉴욕시청 앞에서 시위 본부가 된 월가 주코티 공원까지 약 1㎞를 행진했다.
행진 시작 지점인 시청 앞 폴리 광장에 모인 시위대는 노조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조합원들이 합류하자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지금까지 20~30대의 젊은이 위주였던 시위대는 이날 노조의 동참으로 더 다양한 연령대와 직종으로 확산했다. 변호사 노조 등 이른바 '화이트칼라' 노조도 참여하면서 현장엔 넥타이를 맨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운송노조 소속으로 하루 휴가를 내고 집회에 왔다는 버스 기사 존 슬로무스(43)씨는 "이번 시위가 왜곡된 사회 시스템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평등! 민주주의! 혁명!" " 미국 을 구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약 1시간30분 동안 행진을 한 뒤 주코티 광장에 모여 집회를 이어갔다. 오후 8시쯤 일부 시위대가 도로 진입을 시도하고 경찰이 곤봉으로 이를 저지하면서 충돌이 발생, 28명이 연행됐다.
극소수 기득권의 이기주의를 비판하는 월가 시위대와 조합원들의 권익을 챙기는 노조는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르지만 서로에게서 얻을 것이 많은 상황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마땅한 동력을 상실한 노동계는 월가 시위를 통해 활력을 되찾을 수 있고, '월가를 점령하라'는 노조의 조직력과 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튜어트 애플바움 소매·도매·백화점 노조위원장은 "일반인들의 공감을 얻는 데 고전해온 노동계가 월가 시위대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시위는 6일(현지시각) 수도 워싱턴 DC를 본격적으로 덮칠 것으로 보여 경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워싱턴에서는 지난 1일부터 소규모 시위대가 'DC를 점령하라(Occupy DC)'는 구호를 내걸고 로비스트 회사가 밀집한 K가(街) 인근에서 산발적 시위를 벌였으나, 6일에는 백악관 옆 프리덤 플라자로 장소를 옮겨 본격적인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부자와 기업에 대한 과세 강화, 전쟁 중단 및 국방지출 삭감, 사회안전망 보호, 청정에너지 경제 지원, 노동자 권익 보호, 정치자금 억제 등을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내부에서는 자칫 이번 시위가 지난 2002년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를 앞두고 워싱턴 시내에서 벌어진 반(反)세계화 및 반전 시위와 같은 양상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 시위에는 수천명이 참여했으며, 사제폭탄 등 무기를 소지한 시위대가 구속되기도 했다.거대 금융기관의 탐욕을 규탄하는 월가(街)의 시위에 노조가 5일 합류하면서 지난 9월 17일 시위 시작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집회가 열렸다. 운송·교원·작가노조 등 39개의 노조가 동참한 가운데 시위 주축 세력인 '월가를 점령하라'는 이날 오후 4시 30분 뉴욕시청 앞에서 시위 본부가 된 월가 주코티 광장까지 약 1㎞를 행진했다. /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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