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금고잔액 ‘3조1831억→3945억’ 쪼그라들었다

2011. 10. 14. 09:11이슈 뉴스스크랩

서울시 금고잔액 ‘3조1831억→3945억’ 쪼그라들었다

한겨레 | 입력 2011.10.13 20:50 | 수정 2011.10.13 22:50

 

[한겨레] 오시장 재직때 채무 폭증 '1조원대→3조원대'


야당 "SH빚 합치면 25조…오시장때 11조 증가"

"서울시에 들어와 보니 돈은 많더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07년 하반기에 한 말이라며, 당시 서울시 정책자문관이던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대목이다.

오 전 시장 말처럼, 2007년 하반기 당시 서울시는 '엄청난' 부자였다. 서울시 금고 계좌 잔액은 2007년 2조9517억원, 2008년 3조1831억원이었다.

하지만 2009년에는 7139억원, 2010년에는 3945억원으로 곤두박질했다. '서울시 주머니'가 2년 만에 3조1831억원에서 3945억원으로 거의 10분의 1 수준으로 졸아든 것은 "세계 경제위기를 극복하려고 재정을 조기 집행했기 때문"이란 게 서울시 설명이다.

금고가 비어갈 때 서울시 채무는 급증했다. 서울시가 발표한 채무액은 2006년 1조1462억원, 2007년 1조3631억원, 2008년 1조8563억원이다가, 2009년에 3조245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서울시는 불어난 채무 대부분은 지방채를 발행해 사회간접자본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야당 등의 분석은 다르다.

서울시 공기업인 에스에이치(SH)공사 채무까지 합해 2010년 말 기준 서울시 전체 부채는 25조5363억원으로, 오 시장이 취임한 2006년보다 11조8576억원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 분석대로라면 서울시민 1인당 부채가 200만원이 넘어, 4인 가구로는 빚이 1000만원에 이른다. 서울시 예산 관계자는 "에스에이치공사 부채 규모는 크지만 회수가 어려운 악성부채가 아니어서 상환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오 시장 시절 서울시 재정이 악화한 것은 금융위기 같은 외부적 요인도 있지만 한강르네상스 같은 대규모 토건사업에 무리하게 투자한 탓도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최근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시장의 과욕 때문에 서울시가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1685억원의 시민 혈세가 낭비됐다"고 주장했다. 정창수 좋은예산센터 부소장은 "무리한 예산 조기집행에다 대규모 단기채 도입 말고도 개발사업 남발로 재정위기를 부채질했다"고 진단했다.

서울시의회가 올해 초 연세대 행정학과에 맡긴 '서울시 재정건전성 분석' 연구용역 보고서를 보면, 서울시 재정 안전성은 '적색(위험 수준)' 판정을 받았다. 부채비율, 부채증가율, 주민 1인당 지방채 부담이 위험한 수준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2001~2010년 10년 평균 서울시 재정자립도는 91.57%로 대부분 90%를 넘었는데, 2010년엔 83.4%로 악화됐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