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공원벨트 6곳 지정해 남한을 6각형으로 감싼다

2011. 11. 9. 09:32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지질공원벨트 6곳 지정해 남한을 6각형으로 감싼다
국민일보|
입력 2011.11.08 18:49
|수정 2011.11.08 21:54

 

울릉도, 제주도 및 백령도·대청도·소청도·굴업도 등 인천 옹진군의 섬들이 내년과 내후년 이후 지질공원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8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립공원과 별개로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을 지질공원으로 지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자연공원법 개정안이 지난 6월 말 통과됐고, 시행령이 지난달 말 입법예고됐다. 이에 따라 한반도 남쪽을 6개의 지질공원으로 둘러싸는 구상이 추진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질공원은 시·도지사가 환경부 장관에게 인증을 신청하도록 돼 있다"면서 "우선 내년 중으로 지자체가 적극적인 울릉도와 제주도가 지질공원으로 인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이미 한라산, 만장굴 등 지질명소 9곳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됐기 때문에 이곳에 대해 신청하기만 하면 인증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이수재 연구위원은 "백령도를 포함한 옹진군 6개 섬, 흑산도와 홍도, 전남 해남의 공룡발자국 화석, 부산의 도시지질공원, 울릉도, 삼척과 태백의 석회석 지대 및 자연동굴 등 6개 권역을 지질공원으로 지정하는 6각형 구상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지난달 27일 제주도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국의 지질공원제도 도입 현황 및 전망' 발제문을 통해 "한반도는 암상(바위 모양) 분포가 이상적이고 거의 모든 지질시대의 지층이 존재하는 데다 지질유산이 다양하고 풍부하다"면서 "이는 지질공원으로서 뛰어난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이어 "국내에 지질공원 후보 지역은 모두 24곳이며 이 가운데 8곳은 유네스코가 인증하는 세계지질공원 후보감"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김승희 자연자원과장은 "국립공원 추가 지정 계획과는 별개로 지질공원을 매년 2곳씩 지정해 나간다는 게 목표"라며 "지자체들이 먼저 나서줘야 하는데 아직은 관심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지질공원 관리처가 생길 예정인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울릉도, 전남, 강원도 정도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지질공원으로 지정돼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 이외에 행위제한과 규제가 없는 만큼 지자체의 반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굴업도, 이작도, 장봉도 등 인천 옹진군의 6개 섬은 환경단체들이 지질공원 지정을 제안하고 있다. 이들 섬에서는 지질공원 지정이 무분별한 개발 수요와 욕구를 억제하고 친환경 관광을 촉진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녹색회 이승기 정책실장은 "6개 섬은 천연기념물, 습지보호구역, 생태계보전지역 등으로 지정됐거나 지정 예정된 지형과 지질자원들을 하나 이상 갖고 있어서 세계지질공원으로도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러나 각종 개발계획이나 남북분쟁에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굴업도는 CJ그룹이 골프장을 포함한 관광단지 개발계획을 추진 중이다.

Key word : 지질공원

지질공원(Geopark)이란 지질학적 공원(Geological park)의 준말로 자연공원법상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거나 경관이 우수한 지역'을 일컫는다. 보전, 교육 및 관광사업에 활용할 목적으로 환경부 장관이 인증한다. 인증 기준은 특별한 지구과학적 중요성과 경관적 가치 외에도 지질과 관련된 고고학적·생태적·문화적 요인이 우수해 보전 가치가 높을 것, 지질유산의 보호와 활용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 등이다. 지질공원은 시설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 외에는 규제가 없다.

임항 환경전문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