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온대수종 감소, 난대수종 증가 뚜렷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이 점차 상승하면서 2071년 이후에는 일부 고산지대를 제외한 남한 전역이 아열대 기후로 바뀔 것으로 전망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010년 국가장기생태연구사업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한반도 생태계 변화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생물다양성 보전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2004년부터 19개 연구지역에서 육상, 담수, 연안, 동물 등 4개 분야의 생태계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연구 결과 2071년 이후 백두대간의 일부 고산지대를 제외한 남한 전역이 아열대 기후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아열대 기후의 연평균 기온은 16∼18도로, 2011∼2040년에는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안 일부가, 2041∼2070년에는 제주도, 남해안, 서울, 대구 및 서해안 일부가 포함될 것으로 분석됐다.
연강수량이 1천600㎜ 이상인 지역도 현재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 2040년 이후에는 강원도 및 남해안, 제주도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자연생태계는 이미 기후변화 등의 요인으로 이상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리산 남서 지역 구례군 토지면(해발 약 400m)의 숲을 2005∼2010년 모니터링한 결과 온대수종인 소나무의 밀도는 18% 감소했지만 난대 수종인 비목나무와 때죽나무는 각각 460%와 150% 증가했다.
도심지역인 서울에서도 생태계 변화는 진행돼 1998∼2010년 서울에 서식 중인 까치의 개체군 번식성공도가 양적ㆍ질적으로 모두 높아졌다.
통상 먹이가 많아지면 새끼를 키우거나 보호하는데 쓰이는 에너지를 쉽게 구할 수 있어 번식 성공률이 더 높아진다.
함평만 갯벌 조간대에서도 수온의 상승으로 갈조류 대비 홍조류의 비율이 2005년 2.5%에서 2010년 3%로 높아져 아열대성 해조류상으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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