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체계 무엇이 문제인가…선지급률 미국·영국의 2배

2012. 1. 25. 08:50이슈 뉴스스크랩

수수료 체계 무엇이 문제인가…선지급률 미국·영국의 2배
매일경제|
입력 2012.01.24 17:41
|수정 2012.01.24 20:45

 

10명중 6명이 `철새 설계사`

설계사 수수료 개선안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논의돼 왔지만 금융당국이 이번 결론을 도출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을 겪어 왔다.

개선안의 궁극적인 목적은 보험 계약자들에게 지급하는 해약환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현재 우리나라는 보험사가 설계사에게 주는 수수료 중 대부분이 계약체결 후 첫해에 지급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보험계약 수수료 선지급률은 89.1%다. 영국(44.4%)이나 미국(37.2%)보다 두 배 이상 격차가 벌어진다.

담당 설계사가 부재하는데도 보험사는 신계약 창출에만 골몰했다. 고아계약을 양산하는 보험권의 '철새 설계사' 문제는 심각한 고질병으로 거론돼 왔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계약 첫해를 넘긴 후 기존 보험사에 재직하는 설계사 비중은 2010회계연도 말 기준으로 39.3%에 불과하다. 10명 중 무려 6명이 고객을 등지고 수수료만 챙기는 데 혈안이 돼 있다는 얘기다. '먹튀 설계사'가 늘어나다 보니 보험 계약의 해약환급률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40%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 금융감독원의 금융분쟁조정 신청건수는 6260건인데 이 가운데 81.6%(5111건)가 보험에 대한 조정신청이었고, 이 가운데 대다수가 해약환급금이 낮은 데 대한 소비자들 불만이었다.

90%에 육박하는 선지급률을 70%로 낮춰 판매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30%를 6년에 걸쳐 유지수수료로 주면 해약환급률도 덩달아 높아진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보험설계사의 영업 위축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 정무위원회 소속 일부 국회의원들이 고개를 젓기도 했다. 이 같은 반대 의견에 대해 보험사들이 보험설계사의 수입을 보전해주기로 결정하면서 개선안을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됐다. 각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보험사들은 소속 설계사들의 소득 감소분의 60~70%를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평균적으로 설계사들은 개선안에 따라 계약 초기 11%의 소득이 감소되는데, 보험사가 이처럼 설계사 소득을 보전하면 감소율은 4%대로 떨어진다. 유지수수료 명목으로도 수수료를 챙길 수 있어 수수료 감소 효과는 미미해진다.

보험사 처지에서도 우수한 설계사의 이탈을 막을 수 있고, 고아계약도 줄어들기 때문에 보험사, 보험설계사, 보험계약자가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김유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