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178곳 사라질때 SSM은 632곳 늘었다

2012. 1. 26. 08:57이슈 뉴스스크랩

 

전통시장 178곳 사라질때 SSM은 632곳 늘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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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25 21:10

|수정 2012.01.25 21:10

 

[한겨레]중기청 등 2003~2010년 비교대형마트도 185곳 증가마트3사 매출액 33조7천억시장보다 9조7천억 많아정부 SSM 규제 별효과없어시장 자체 자구노력 지적도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공세에 밀려 최근 7년 사이 전국의 전통시장 178곳이 사라졌다. 남아있는 전통시장들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25일 중소기업청과 시장경영진흥원 등의 집계를 보면, 전통시장은 2003년 1695곳에서 2010년 1517곳으로 감소했다. 전통시장의 점포 수도 2005년 23만9200개에서 2010년 20만1358개로 5년 사이 3만7000개 이상 줄어들었다. 반면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대형마트 점포수는 2003년 265곳에서 2010년 450여개로 늘었다. 기업형슈퍼마켓은 강화되는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를 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며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2003년 234곳에서 2010년 866개로 늘었고, 지난해엔 900개를 훌쩍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매출액을 비교하면,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의 성장과 전통시장의 쇠락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1999년까지만 해도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의 총매출액은 7조6000억원으로 전통시장의 46조2000억원에 크게 못미쳤다. 하지만 2007년 대형마트 3사의 총매출액이 28조3000억원으로 커지면서 전통시장 매출(26조7000억원)을 추월했고, 이후 갈수록 격차가 벌어졌다. 2010년엔 대형마트 3사의 총매출액이 33조7000억원으로 전통시장 매출액 24조원보다 9조7000억원이나 많았다.전통시장을 위협하는 것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뿐만이 아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홈쇼핑 등 무점포 소매업의 매출액도 2001년 11조8000억원에서 2010년 31조원까지 증가했다. 1999년엔 백화점, 대형마트, 무점포판매 어느 것도 전통시장 매출액을 능가하지 못했으나, 2010년에는 모두 전통시장 매출을 앞섰다.이에 정부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시장, 군수, 구청장이 전통시장이나 전통상점가의 경계로부터 1km 이내의 지역을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해 기업형슈퍼마켓 등록을 제한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 올해부터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켓 영업시간을 오전 8시부터 밤 12시까지로 제한했다.하지만 대기업들은 유통법 등의 개정 이전에 이미 많은 수의 기업형슈퍼마켓을 출점해 놓은데다, 법 개정 이후에도 가맹점에 대한 본사 투자금을 51% 이하로 낮추는 등의 방법으로 법을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사업조정제도'를 만들어 기존 소매점들이 대형마트나 기업형슈퍼마켓을 상대로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있게 했으나, 사업조정 신청에 응하지 않은 사업자에 대한 처벌이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약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한편,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통시장 자체의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연구원 김익성 선임연구위원은 "전통시장은 대형마트 등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다"며 "주차장 확보와 배달시스템 강화 등만 이뤄져도 상당한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유럽 전통시장처럼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가 모두 갖춰진 특색있는 시장도 좋은 발전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조기원 기자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