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개정(1998년 개정) 잘못… 국민연금 재정 1조 날릴 판

 

법개정(1998년 개정) 잘못… 국민연금 재정 1조 날릴 판

조선일보 김동섭 보건복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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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2.06 03:01

연금수령 61세로 올리며 조기연금 연령 안바꿔
53~57년생 1~2년 혜택 늘어… 결국 국민 부담

정부가 국민연금법을 개정하면서 허점을 남겨 1조원에 육박하는 국민연금 재정이 엉뚱하게 더 나갈 전망이다.

정부는 1998년 국민연금 재정 고갈을 막기 위해 국민연금법을 개정할 때 현재 60세부터 시작되는 연금 수령 연령을 2013년부터는 61세로 올렸다. 그러면서 소득이 낮은 사람이 최대 5년 먼저 연금을 타게 해주는 조기(早期)연금 대상 나이는 별도로 조정하지 않았다. 현재 조기연금을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은 55세부터다. 이에 따라 1953~1957년생의 경우 조기연금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이 1~2년 늘어나 정상적으로 연금을 타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당초 조기연금을 타면 수령 연령에 따라 수령액을 6~30% 깎는 불이익을 주지만, 이들은 오히려 정상 연금을 받는 것보다 유리해지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예컨대 올해 59세인 1953년생은 올해 조기 연금을 신청하는 것이 2년 뒤인 61세에 정상적으로 연금 수령을 시작하는 것보다 유리해졌다. 올해 중소기업을 퇴직한 최모(59)씨는 61세에 정상연금을 받으면 월 116만원씩 80세까지 총 2억7207만원, 90세까지 총 4억810만원을 받는다. 그러나 조기연금 신청을 해서 올해부터 받을 경우 80세까지 정상연금보다 925만원, 90세까지는 109만원을 더 받는다.

1954~1957년생들 중 일부도 올해 당장 조기연금을 받는 게 유리해졌다.

연금공단에 따르면 1953~1957년생 국민연금 가입자 중 10년 이상 연금 보험료를 낸 사람이 94만7200명이고, 1953년생만도 14만7200명이다. 이들이 조기연금 신청을 할 경우 더 받는 돈이 평균 530만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조기연금을 탄 7만명 등 최대 20만명이 조기연금을 받을 경우 1조원에 육박하는 돈이 재정에서 추가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조기(早期)연금

실직·퇴직으로 소득이 없는 사람들이 신청을 할 경우 5년 앞당겨 지급해주는 국민연금. 10년 이상 가입한 뒤 일정소득(현재 월 279만원·세금 공제 전 액수) 이하인 사람에 한해 신청할 수 있다. 조기연금 신청자는 연금 수령액이 6~30% 삭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