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특수부대 서해5도 기습상륙 시나리오 현실화?

2012. 2. 10. 08:37이슈 뉴스스크랩

北특수부대 서해5도 기습상륙 시나리오 현실화?

세계일보 | 입력 2012.02.09 20:35 | 수정 2012.02.09 22:59

 

北, 백령도 코앞에 공기부양정 기지 완공
50㎞ 떨어져… 35분이면 도착
68척 수용… 3000명 침투 가능

[세계일보]북한이 2010년 연평도 포격도발을 전후해 황해남도 용연군 고암포 일대에 짓던 공기부양정 기지가 최근 완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북한의 특수부대가 공기부양정을 이용해 서해5도에 기습상륙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 소식통은 9일 "위성사진 판독 결과 북한이 고암포 일대에 짓던 공기부양정 기지가 완공된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공기부양정 침투 가능성에 대비한 대응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또 "평안북도 철산반도 다사리 기지에 있던 공기부양정 상당수가 고암포와 인근 사설포 일대로 옮겨온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기존 평북 철산반도의 공기부양정 기지는 서해5도에서 300㎞ 가까이 떨어져 있다. 이곳에서 출발한 공기부양정이 우리 측 영해에 도달하는 데는 5∼6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새로 건설된 고암포 기지는 백령도에서 불과 50여㎞ 떨어져 있다. 이곳에서 공기부양정을 동원해 서해5도에 기습상륙할 경우 백령도까지는 35분, 연평도까지는 1시간40분이면 닿는다.

기습침투를 위한 공기부양정은 고무보트 형태로, 스크루 대신 프로펠러로 움직인다. 북한은 1980년대부터 옛 소련 제품을 모방해 총 130여척의 공기부양정을 제작해 실전에 배치했다. 최대 시속 74∼96㎞인 '공방Ⅱ'(길이 21m·35t급), 시속 96㎞인 '공방Ⅲ'(길이 18m·20t급) 공기부양정과 배 앞뒤에 57㎜ 기관포 1문, 30㎜ 기관포 1문을 장착한 공기부양 전투함(길이 34m·170t급) 등 모두 4종이 있다.

북한군이 보유한 공기부양정은 크기가 작아 중장비 수송은 어렵지만 척당 35∼55명의 병력을 태워 시속 90㎞의 고속으로 항해할 수 있다. 또 일반 선박으로는 닿을 수 없는 갯벌을 달릴 수 있어 바다와 육지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고암포 기지는 68척의 공기부양정을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공기부양정이 한꺼번에 움직일 경우 특수부대원 3000명 이상을 동시에 침투시킬 수 있다. 이는 군이 우려하는 최악의 북한 도발 시나리오다.

국방부의 '2011 국방백서'에는 해상저격여단과 해군정찰대대가 해상으로 침투해 해군기지와 레이더 등 주요 시설을 파괴하고 단거리 기습상륙작전을 지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병대의 한 간부는 "현재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포병화력으로는 북한의 공기부양정을 직접 타격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내일이라도 북한이 서해5도 기습상륙을 감행한다면 당장 이를 저지할 만한 전력이 없다는 것이 한국군이 처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군은 공기부양정 '킬러'로 불리는 대형공격헬기 도입 사업을 추진했지만 늑장을 부린 탓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박병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