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5. 18:15ㆍC.E.O 경영 자료
신설법인 30%(사상 최고치)는 '5060창업'… 퇴직자 몰린 듯
조선비즈 신은진 기자 입력 2012.03.05 03:05 수정 2012.03.05 11:08
지난해 다니던 중소기업을 정년퇴직한 백모(57)씨는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서울 강동구의 학원을 다니고 있다. 이 자격증을 따야 베이비시터나 가사도우미 등을 소비자에게 연결시켜주는 인력개발센터를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백씨는 "20~30대 젊은 학생도 일부 있지만, 학원을 다니는 학생 대부분이 나처럼 퇴직을 하고 새로운 회사를 차리려고 준비하는 50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 최근 열린 창업박람회에서 중년의 예비 창업자가 상담을 받고 있다. 지난해 새로 생긴 법인에서 50대 이상 창업자 비중이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br>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중견 기업 임원 출신인 이모(58)씨는 최근 인터넷 건강식품쇼핑몰을 열었다. 지난해 초 다니던 회사를 퇴직한 이씨는 이 쇼핑몰을 열기 위해 포토샵 등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 관련 수업을 120시간 이상 들었다. 이씨는 "처음 하는 일이어서 힘들긴 했지만, 평소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이고 정년 없이 끝까지 일할 수 있기 때문에 용기를 내 1인 기업을 세웠다"고 말했다.
50대 이상의 창업이 크게 늘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청(중기청)이 발표한 '신설법인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신설법인 수는 6만5110개로 중기청에서 신설법인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신설 법인이 이처럼 늘어나는 데에는 50대 이상 중·노년층의 창업붐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50대와 60대 이상이 새로 등록한 법인은 2010년에 비해 각각 15.1%, 19.9% 늘었고, 그 결과 50대 이상 중·노년층의 법인 설립 비중은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오세헌 중기청 규제영향평가과장은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들이 대거 퇴직함에 따라 이들의 창업활동이 전체 신설법인 증가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명예·정년퇴직한 50대들이 창업에 나서는 것은 적극적으로 제2의 인생을 개척하겠다는 의지 때문이 아니라 재취업이 되지 않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용 한파가 가장 심각한 연령층 역시 베이비부머들이 속한 50대 이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50세 이상 연령대 중 '사실상 실업자'(공식 실업자+구직단념자+취업 무관심자 등)가 작년 말 기준 98만4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50세 이상 중·고령층의 구직단념자 증가율은 연평균 31.5%에 이르고 실업자 증가율도 16.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60세대는 퇴직 후에도 새로운 직장에 계속 일하기를 원하지만 취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들 세대는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 없는, 상대적으로 손쉬운 자영업에 나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해 50대 이상 자영업자 수는 300만 명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외환위기 직후 구조조정으로 직장에서 밀려난 이들이 음식·숙박업 등과 같은 생계형 자영업에 몰려들었다가 한 해 수십만명씩 폐업했던 '자영업 대란'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청년 창업자에게 창업 실패는 또 다른 기회로 연결될 수 있지만, 재취업 등의 기회가 제한돼 있는 50대 이상 시니어 창업자에게 실패는 곧 파산이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병오 한국창업포럼 회장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커피전문점이나 베이커리처럼 폼나는 업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업종일수록 경쟁이 치열해 실패 확률이 높다"며 "사전에 창업교육을 충분히 받고 일정 기간 현장 체험을 하면서 철저히 준비를 한 뒤 시작하고, 그동안 본인이 근무한 경험을 살려 특색있는 1인 기업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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