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0원 신화'와 겹쳐 감회 남달라…더페이스샵 상대로 7년만에 설욕
"다음 목표는 아모레퍼시픽"
- ▲ 왼쪽부터 차석용 LG생활건강부회장,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사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
◆ ‘3300원의 신화’ 미샤, 3300억원으로 통쾌한 설욕전
에이블씨엔씨(078520) (36,900원▲ 900 2.50%)는 5일 실적공시를 통해 2011년 연 매출이 전년 대비 27.2% 증가한 3303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4억 원 대비 11.2% 증가한 338억원, 당기 순이익은 전년대비 15% 신장한 28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에이블씨엔씨는 화장품 브랜드샵 브랜드 ‘미샤’를 보유한 업체다.
에이블씨엔씨에 지난해 3303억원이라는 매출 실적은 의미가 크다. 브랜드샵 시장에서 자사 대표브랜드인 ‘미샤’가 2005년 후발주자인 ‘더페이스샵’에 매출 1위 자리를 내준 지 7년 만에 그 자리를 탈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샤’에게 ‘더페이스샵’은 숙명의 라이벌이다. 2000년 출범과 동시에 브랜드화장품 시장 개척자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샤는 2004년 후발주자인 ‘더페이스샵’에 1년 만에 매출 300억 원의 차이로 업계 1위 자리를 내주는 수모를 당했다. 이번에는 더페이스샵이 지난해 연 매출 3255억원으로 48억원 차이로 미샤에 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
- ▲ 에이블씨엔씨제공 (단위:억원)
2007년 경영일선에 복귀한 창업주 서영필 사장의 활약도 주목할만하다. 화장품 업계는 미샤가 내세운 ‘차별화 전략’이 소기의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서영필 사장은 회사 경영에 복귀하면서 후 미샤 브랜드를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했다.
기존의 화장품 브랜드샵들이 고수하는 젊은 층을 위한 저가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한방화장품 등 ‘고가라인’을 만들어 다양한 연령층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수입산 화장품과 직접 경쟁하는 마케팅구도를 만들어 관심을 끌었다.
◆ “브랜드샵에만 머물지 않는다” 미샤의 다음 상대는?
에이블씨엔씨는 회사 내부적으로 연 매출 3300억원이란 숫자에도 의미를 부여한다. 미샤는 2000년 출범 당시 3300원짜리 저가 화장품으로 국내 브랜드샵 화장품 시장을 개척했다. 13년 전 화장품 1개당 3300원으로 시작한 회사가 연 매출 3300억원의 회사로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을 누른 미샤의 다음 도전 상대는 어디일까. 회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전국에 1000여개 매장을 가진 아모레퍼시픽(090430)의 아리따움을 경쟁상대로 보고 있다”면서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을 확보하고 각 타깃에 맞는 마케팅 활동을 선보이는 만큼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리따움은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만 판매하는 유통채널. 서울 277개 매장을 포함해 전국에 1226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미샤는 현재 국내 504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20개국에 약 102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광열 에이블씨엔씨 부사장은 “미샤는 브랜드숍 1위 수성에 그치지 않고 화장품 시장에서 눈에 띄는 혁신을 통해 한 단계 더 약진하는 한 해로 만들 것”이라면서 “고객 신뢰도를 꾸준히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적극적으로 한류 뷰티 문화를 전파하고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