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 중심가에 있는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의 월세는 2억원에 육박한다. 한류 바람을 타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명동 상가 임대료가 뛰고 있다. [김도훈 기자]
몰리는 인파에 상가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하지만 상가 건물 주인들도 벌어지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상가 임대료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 때문이다.
임대료 상승의 진원지는 메인 거리다. 상가정보업체와 상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메인 거리의 점포 임대료는 보증금 5억~20억원에 월세 6500만~2억원이다. 점포는 대개 132㎡(40평) 정도로 2~3개 층을 터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전국 표준공시지가 조사에서 8년째 1위인 충무로1가 24-2번지(공시지가 3.3㎡당 2억1450만원)의 상가는 보증금 32억원이고 월세가 1억5000만원(2009년 계약 당시)이다. 현재 네이처리퍼블릭이라는 화장품 회사가 5개 층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이 회사에 따르면 2004년 말 6000만원이던 명동 중심 상권의 평균 월세가 현재 1억원으로 7년 새 70%가량 올랐다. 장사가 잘되자 주인들이 임대료를 올리는 것이다.
여기다 치열한 기업체들의 마케팅 경쟁도 임대료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최근 제조·유통 일괄형 패션 브랜드(SPA) 열풍이 불면서 명동이 SPA 격전지가 된 것이다. 이미 유니클로·자라와 같은 글로벌 SPA가 입점해 있고 올 들어서는 이랜드와 제일모직이 잇따라 명동에 대형 SPA 매장을 냈다. 이랜드 관계자는 “새로 만든 패션 브랜드를 알리기에 명동만 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임대료가 비싸도 그 이상의 효과를 본다고 말한다. 네이처리퍼블릭의 경우 한 달 매출이 1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후발주자여서 처음에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명동에 입점했지만 이제는 매출이 많이 올라 수익도 생긴다”고 말했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브랜드 홍보는 물론 매출까지 올릴 수 있어 비싼 임대료에도 들어오려는 업체가 많다”고 말했다.새로 들어오는 임차인이 전 임차인에게 주는 영업권리금도 ‘억’ 소리가 난다. 점포거래 전문업체인 점포라인이 지난해 서울 소재 점포 2만5326개의 권리금을 조사한 결과 명동(중구)의 평균 권리금은 1억3492만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