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19. 08:37ㆍC.E.O 경영 자료
40년간 이어온 엔高 흐름 꺾이나… 곳곳서 '엔低 대세론' 제기
日 정부, 4개월 연속 무역적자에 국채 매입 통해 돈 풀기로 하자 달러당 80엔대로 엔화가치 하락… 투자은행들 속속 엔화 약세 전망 "해외 투자로 버는 자본 소득 커 엔화 가치 하락 힘들다" 신중론도 조선비즈 최형석 기자 입력 2012.03.19 03:10
모 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홍콩에서 열린 세계 중앙은행 총재 회의장에서 정신이 번쩍 드는 말을 들었다. 엔화 전망에 관한 것으로, "플라자합의 이후 거대 엔고(円高) 사이클이 반전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플라자합의는 1980년대 중반 심각한 무역 적자를 겪고 있던 미국이 일본에게 엔고(円高)를 유도한 국제합의를 말한다. 만약 안전자산인 엔화로 몰렸던 수요가 줄어들면서 엔화 가치가 본격적인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란 이 같은 전망이 가시화되면 한국 경제가 큰 복병을 만나게 된다.
지난달 14일 일본은행이 10조엔 규모의 장기 국채 매입 계획을 발표하면서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이 달러당 80엔대로 올라섰을 때만 해도 "엔저(円低)는 일시적 현상이며 조만간 엔고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15일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이 1달러당 84엔을 웃돌며 엔화 가치 하락이 멈추지 않자 엔저(円低) 대세를 점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엔저가 달아오른다'는 기사에서 "올 초 이후 엔화 가치 하락은 외국 헤지펀드들이 주도했는데, 최근 들어 일본 기관투자자들도 동조하는 분위기"라며 "연말에 달러당 100엔에 이를 거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진우 NH투자선물 리서치센터장은 "(엔화 환율이) 오랫동안 76엔 근처에서 바닥을 다진 뒤 돌아서는 중"이라며 "적어도 2~3년은 이어질 추세적 변화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40년간 상승한 엔화 가치, 마침내 꼭짓점?
1970년 이래 40여년 동안 엔화는 6차례 강세기를 거쳤다. 1971년 다른 나라 통화 가치를 달러에 고정시켜온 브레튼우즈 체제가 붕괴되면서 2년 5개월간 엔화 가치는 35.4% 올랐다. 이후 고질적인 무역 적자에 시달리던 미국은 일본에게 통화 가치 절상을 요구하며 통상 마찰이 불거졌고, 플라자합의로까지 이어지며 엔화 가치는 다시 160% 정도 뛰어 달러당 120엔대까지 환율이 떨어졌다. 이후에도 중남미와 아시아의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세계 경제위기가 잇따라 터지면서 안전자산인 엔화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만 갔고, 엔화 가치도 치솟았다. 급기야 1970년대 1달러당 350엔을 웃돌던 엔화 환율은 작년 10월 31일 75엔으로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다.(엔화 가치는 사상 최고치)
하지만 더 이상 엔고 현상을 방치하면 일본 경제가 죽는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일본 정부가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 14일 일본은행이 국채 매입 규모 확대와 함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목표치(1%)를 제시한 것은 통화 완화정책을 써서 엔화 가치를 낮춰보겠다는 심산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2월 일본 정부 조사에 따르면 달러당 86.7엔 아래에선 일본 수출기업들이 적자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작년 10월 이후 무역적자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환율 시장에 개입해서라도 엔화 가치를 끌어내리려 애쓰고 있다.
◇부실한 경제가 엔저 전환의 또 다른 요인
지난 1월 일본은 1조5000억엔이라는 사상 최대의 무역적자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작년 무역수지는 3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작년 3월 대지진으로 전력 공급의 차질이 생겼고, 원유 수입이 급증한 데다 국제 원유값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도 한몫했다. 일본 기업들이 일본을 속속 뜨며 '산업 공동화(空洞化)'라는 말이 등장했다.
전 세계 투자자들 사이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것도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13일 미국 다우지수가 4년 3개월 만에 1만3000선을 돌파하고, 신흥국 증시도 최근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투자은행들은 엔화 환율 전망치를 속속 상향 조정하고 있다. 미국의 투자은행 JP모건은 13일 연말 기준 엔화 환율 전망을 82.4엔에서 83.2엔으로 0.8엔 올렸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올해 환율 전망을 80엔에서 85엔으로 높였고, 영국의 바클레이스는 1년 뒤 90엔까지 환율이 오를 것이라는 수정 전망치를 내놨다.
◇엔화 약세 신중론도 여전
하지만 엔저가 대세로 굳어지기엔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해외 투자에서 벌어들이는 소득이 있기 때문에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쉽게 바뀌기 어렵고, 따라서 엔화 가치가 일방적으로 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무역적자에도 불구하고 작년 일본의 경상수지는 10조엔 가까운 흑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14조엔에 이르는 막대한 소득수지 흑자 때문이었다.
일본 국채의 90% 이상을 자국민이 소유하고 있는 점도 국채값 급락과 이로 인한 엔저를 막는 요인으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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