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소득 역대최고지만…서민들 고물가에 저축 거의 못해

2012. 3. 31. 09:05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1인당 소득 역대최고지만…서민들 고물가에 저축 거의 못해

매일경제 | 입력 2012.03.30 17:15 | 수정 2012.03.30 19:29

원화값 강세효과

지난해 가계순저축률이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2.7%인 것으로 집계됐다. 4.0%라는 높은 물가상승률에 국민이 소비에도 허덕이다보니 저축할 여력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김영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30일 국민계정 브리핑에서 "지난해 높은 물가상승률로 저축률이 하락했다"며 "다만 올해는 작년에 비해 물가가 낮아질 전망이므로 저축률 하락세는 올해 소폭 반등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계와 비영리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가계순저축률은 1998년 23%에서 꾸준히 하락세다. 2000년 초반 8.6%로 떨어졌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2.6%까지 미끄러졌다. 2009~2010년 다소 상승했지만 고물가 여파로 상승세를 유지하는 데 실패했다.

이에 반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10년 3%에서 2011년 4%로 올랐다.

가계순저축률이 하락한 데는 외환위기 이후 가계 부실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물가 충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작년 912조9000억원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213조원에 비해 4.2배나 급증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12.9%에 달한다. 생활비를 위한 대출 급증이 단적인 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 상반기 대부업체 신규 대출 중 28.2%가 생활비 충당 목적이었으나 작년 상반기에는 41.4%를 차지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40대 가구주 흑자율이 19.6%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교육비와 주거비를 중심으로 상승하면서 가계수지 악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물가는 실질 국민총소득(GNI) 상승에도 제동을 걸었다. 2011년 실질 GNI는 1018조원으로 전년에 비해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비교적 안정적인 2010년 5.6% 상승한 데 비해 낮은 수준이다. 실질 GNI는 국민이 1년간 생산활동에 참여한 대가로 벌어들인 소득 합계다. 한은은 "외국에 나간 근로자가 벌어들인 돈이 국내에 있는 외국인에게 지불한 급여보다 많아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증가했다"면서도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돼 실질무역손실 규모가 전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1인당 GNI는 2만2489달러로 전년 2만562달러에 비해 약 9.3% 증가했다. 인구 1000만명 이상 국가와 비교해보면 전 세계 13위 수준이었다. 2010년 유엔 발표 기준으로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스페인 3만138달러, 그리스 2만5781달러 뒤를 이었다.

물가상승분을 포함한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237조원으로 전년에 비해 5.4% 상승했다. 미국 달러 기준으로는 10% 늘어난 1조1164억달러를 기록했다. 실질 GDP는 1081조원으로 전년에 비해 3.6% 상승했다.

[이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