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14. 09:22ㆍC.E.O 경영 자료
[Weekly BIZ] [동양학 산책] "부자의 富 덜어내 백성을 고르게 만들라" 상군서에서 배우는 21세기 富國전략
- ▲ 신동준 박사·21세기정경연구소장
19대 총선이 막을 내렸지만 곳간의 사정도 헤아리지 않은 채 '묻지마 복지 공약'의 선심 공세가 더 강화될까 겁부터 난다. 격동의 시대에 부국강병의 방략이 전혀 안 보이기에 더욱 그렇다.
'삼국연의' 속의 유비는 시종 군자의 표상으로 그려져 있으나, 그는 원래 부국강병에 심혈을 기울인 인물이다. 정사 '삼국지'에 인용된 제갈량집에 따르면 그는 임종 때 아들 유선에게 이런 유조(遺詔)를 내렸다.
"제자백가서를 포함해 '육도'와 '상군서'를 읽도록 해라. 의지와 지혜를 넓히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승상이 이미 '한비자'와 '관자' 등의 필사를 끝냈다고 들었으나 아직 도착하지 않았으니 네가 다시 청해 통달할 때까지 열심히 읽도록 해라."
이 가운데 '상군서(商君書)'는 전국시대 중엽 진나라를 최강국으로 만든 상앙(商�i)의 저서인데 '한비자'와 쌍벽을 이루는 법서로 '농전(農戰)'이 핵심이다. 평소 농사를 지으며 '부국'에 매진하다가 전시에 용사로 싸우며 '강병'에 헌신하는 것을 말한다.
상군서는 시종 부국강병을 역설한다. 청조 말기 공맹사상의 대변자를 자임한 호광총독 장지동(張之洞)과 당대 최고 지식인으로 손꼽혔던 양계초를 비롯해 명대와 청대 말기의 난세에 유학자들은 상군서를 탐독하며 주석 작업에 뛰어들었다. 장지동은 서구 열강의 침탈이 가속화하며 유가경전에 대한 회의와 서학(西學)에 대한 열기가 뜨거워지자 상군서를 중학(中學)의 핵심으로 내세웠다.
상군서의 부국강병 방략은 크게 두 가지로 '중벌소상(重罰少賞)'과 '빈치균민(貧治均民)'이다. 중벌소상은 엄한 벌로 중죄의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는 이형거형(以刑去刑)과 오직 전공에 의해서만 관직과 작위를 내려 백성을 천하무적의 전사로 만드는 이전거전(以戰去戰)으로 나타났다. 공평무사한 법치를 요체로 파악한 셈이다. 실제로 상앙은 태자 사(駟)가 법을 어기자 태자의 스승과 교관의 코를 베고 얼굴에 먹을 뜨는 형벌에 처했다. 빈치균민은 가난한 자를 부유하게 만들고, 부유한 자의 부를 덜어내 백성을 고르게 만드는 경제정책을 말한다. 공자가 역설한 균부(均富)와 취지가 같다.
"나라가 부유한데도 국고를 계속 채우면서 부유한 백성의 부를 덜어내는 빈치(貧治)로 다스리는 나라는 강해진다. 나라가 가난한데도 국고를 계속 비우면서 부유한 백성을 더욱 부유하게 만드는 부치(富治)로 다스리는 나라는 패망한다.('상군서'〈거강〉편)
'상군서'의 이런 '빈치' 중시 사상은'부치'에 가까운 무차별 무상 급식 정책이 난무하는 요즘과 분명하게 대비된다.
최근 중국에서 상군서를 새롭게 해석한 주석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G2시대를 난세로 간주해 빈치균민의 취지를 살리고자 한 것이다. 상군서의 내용 대부분은 천하통일을 위한 공격경영 일색이다. 안방과 문밖의 경계가 사라진 21세기 경제전쟁 시대에서 최후 승자가 될 수 있는 지략이 무궁무진하다. 글로벌 시장을 석권코자 하는 기업 CEO들이 일독하면 큰 도움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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