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듯 귀농 ·귀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일~6일간 사흘간 서울 대치동 서울국제무역전시장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주최로 ‘2012 대한민국 귀농귀촌 페스티벌’ 행사가 열렸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며 도시민의 농어촌 이주와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귀농·귀촌 관련 행사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열려 이목을 끌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선 부대행사로 ‘100인의 자문단 대토론회’가 개최돼 귀농귀촌을 꿈꾸는 관람객들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줬다.
귀농귀촌의 사회적 공감대를 조성하며 귀농정책 홍보와 다양한 캠페인 참여를 통하여 귀농귀촌 메신저 역할을 할 ‘100인의 자문단’이 활동을 시작했다. |
귀농귀촌의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통해 귀농 활성화와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농림수산식품부가 운영하는 ‘100인의 자문단’은 예비 귀농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사회 저명인사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해 구성된 조직으로, 지난 4일 위촉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비롯해 지역발전위원장, 서울시장 등 정부 관계자, 강지원 변호사, 방송인 최불암, 우수 귀농인 등 민간 중심의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가 참여한 ‘100인의 자문단’은 귀농정책 홍보와 다양한 캠페인 참여를 통해 귀농·귀촌의 메신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5일 열린 ‘100인의 자문단 대토론회’에선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지역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농산어촌으로의 우수인력을 유입하기 위한 ‘귀농!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주제로 귀농전문가들과 성공 귀농인 4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5월 4일~6일까지 사흘간 서울 SETEC에서 개최된 ‘대한민국 귀농귀촌페스티벌’의 부대행사로 열린 ‘100인의 자문단 대토론회’에선 귀농귀촌에 관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
귀농·귀촌에 관련된 교육을 6년째 지속하고 있다는 채상헌 교수는 귀농교육의 목표를 크게 3가지로 나눴다. 그는 “언제 귀농을 할 것인가, 막연히 고향으로 가는게 아닌 어느 지역이 적합한가, 어떤 형태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좀더 정확하게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귀농·귀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으로 ‘가족의 동의’라며 “귀농을 결심하면 마음을 조급하게 갖고 서두르기 쉽지만 농촌으로 이주해 사는 삶 자체가 어떤 가치를 얻을 수 있는지 가족 구성원들과 함께 토의하며 귀농을 해야겠다는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 교수는 고구마 캐기 농촌체험을 예로 들며 “작은 호미로 고구마를 캐보는 체험 과정에서 담아가는 것에만 집중하면 아이들이 10분만 지나도 고구마를 집어던지며 장난을 친다.”며 “단순히 캐어가는 것이 아닌 고구마를 상처 없이 흙에서 반씩 노출되도록 걷어내 보도록 하면 울퉁불퉁한 줄기에서 나온 방사형 모습이 드러나 어른이 봐도 감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치처 “체험 과정에서 땀을 뻘뻘 흘려가며 느끼는 성취감과 흙을 만지며 지렁이, 땅강아지 등을 접하며 느끼는 생명의 소중함, 서로 도와가는 상호작용 안에서 아이들의 표정이 달라지기에 같이 온 부모와 선생님들도 함께 감동을 느낀다.”며 “체험 과정을 어떻게 기획하고 연출하는지에 따라 성과가 달라진다.”고 운영방식의 차별화를 제안했다.
다양하고도 기발한 방법으로 농업 일변도의 소득 수준을 벗어나 1, 2, 3차 산업의 공존으로 지역사회 일자리를 발굴하는 농촌의 새로운 모델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
관료사회에 염증을 느끼고 귀농한 지 25년이 넘었다는 원평허브농원 이종노 대표는 귀농 초기의 어려움을 소개하며 “시골에 내려가 상추, 쑥갓, 시금치 등의 종자를 태어나서 처음 보았을 정도”였다며 “혼자 내려갔다면 가슴앓이를 많이 했겠지만 부모님께서 옆에서 도움을 주셔서 어려움을 극복해낼 수 있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초창기엔 겁도 나고 자금도 없었기에 단기성 작물을 중심으로 선택해 잘못돼도 짧은 시간 안에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다.”며 “농업 하면 대부분 먹거리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체험, 관광, 교육 등 복합적인 기능을 아우르며 도시민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유기체적 관계를 형성하면 일반 작물만 재배하는 것보다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래 사무국장은 “농업인의 가질 수 있는 최고의 타이틀인 신지식인 농업인들을 몇 년간 만나보니 성공한 분들에게는 상징적인 대표품목이 있었다.”며 “성공 농업인을 벤치마킹하려면 현재의 모습만 볼 것이 아니라 그 배후에 피눈물나는 노력이 수반됐다는 걸 먼저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그마한 땅에다 심어도 돈이 많이 되는 작물은 없다고 단언한 그는 “귀농의 성공가치를 금전적, 경제적 가치로만 환산한다면 귀농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하며 “귀농 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자연과 함께 하는 전원생활, 정서적인 측면에서의 행복 등으로 접근해야지 경제적인 문제로 도시에서 막혀 차선책으로 정부 지원금을 활용해 귀농하려 한다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조언했다.
맑은 공기와 좋은 이웃들, 더불어 농가활동을 통한 소득까지, 앞으로 더 무궁무진해질 농촌의 경쟁력을 만드는 주인공이 되고자 하는 귀농귀촌인들이 발걸음이 농촌으로 향하고 있다. |
대구에서 섬유업을 하다가 은퇴형 귀농이 아닌 생계형 귀농을 했다는 경북 칠곡 홍화농원 배문열 대표는“"너무 큰 환상, 너무 큰 꿈을 갖고 귀농하면 안 된다.”며 “귀농에는 가족간의 합의, 부부 간의 합의가 100% 충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통 자식이 태어나기 전에 귀농귀촌하는 경우는 드물고 저 같은 경우도 생계형으로 먹고 살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기에 집사람이 순순히 동의를 해준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20년 전 귀농 당시와 현재의 농촌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며 “자동차만 있다면 인접 도시의 기반시설을 이용하기에 큰 불편은 없지만 자녀를 매일 아침저녁으로 학교에 데려다주는 것은 불편한 점”이라고 꼽으며 “하지만 등하굣길에 차를 태워주는 왕복 40분 정도의 시간을 통해 자녀와 대화를 할 수 있어 가정교육의 효과가 있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귀농 시 지역 선정 기준에 대해 채 교수는 “지역에서 아무도 안 하는 희한한 품목을 초보농민이 선택할 경우 굉장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지역이 결정되신 분은 그 지역의 주력품목 2~3개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품목을 먼저 결정할 경우 그 품목이 특화된 지역을 우선적으로 검토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충남 청양군을 예로 들며 “고추, 구기자 등이 특화된 청양 지역은 칠갑산이 있어 아침 저녁 온도차가 심해 과채 색깔과 향이 좋다.”며“"지역농업기술센터에도 그 방면의 전문가들이 포진해있고 지자체 지원정책도 전문적으로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에 지역특화품목으로 결정하는 것이 유리한 편”이라고 조언했다.
창의적인 상상력과 도전 정신으로 농촌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선배 귀농귀촌인의 모습은 도시의 삶을 뒤로 하고 제2의 삶을 준비하는 예비 귀촌귀농인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
그런가 하면, 귀농사모 카페 정성근 대표는 “귀농도 일종의 창업으로 봐야 한다.”며 “도심에서 김밥집을 연다고 해도 창업컨설팅을 받으며 유동인구 조사 등 충분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듯이 귀농도 도시의 집을 팔고 시골의 땅을 사고 집 짓는, 개인사에서 가장 혁명적인 일을 하는 것이기에 귀농의 목표와 목적을 정확하게 자문하여 계획서를 작성하며 철저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대표는 12만 명에 달하는 귀농사모 카페 회원을 대상으로 문화방송과 함께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예비귀농인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 1위가 ‘인심과 풍광이 좋은 곳’으로 나왔다며 “도시에 가까운 점을 떠나 풍광이 있으며 이웃과 잘 어울릴 수 있는 곳이 우선으로, 제일 좋은 풍수는 배산임수 지형인 뒤에 산이 있고 앞에 강이 흐르는 지역이 아닌 좋은 이웃과 함께 할 수 있는 곳”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3~5억 원 가량을 들고 귀농을 한다면 손익분기점을 넘길 때까지 약 3~5년 이상 걸릴 수 있어 충분한 연구가 뒷받침돼야 하고 작목을 선정할 땐 그 분야의 명인을 찾아가 6~12개월 정도 그 곳에서 생활하며 배우고 익혀야 할 정도로 노력이 필요하기에 귀농 생활은 낭만이 아니”라며 “도시경제만 어려운 게 아니라 시골경제도 마찬가지로 어렵기에 도시에서 실패했다면 시골에서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많으므로 충분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우리 농어촌이 삶터, 일터, 쉼터로 조화를 이루며 다양한 산업이 발전하며 기초생활과 복지기반이 갖춰지고 '누구나 찾고 싶은,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채 교수는 귀농생활의 기반이 될 토지의 구매와 임대에 관해선 “돈이 있어도 천천히 사야하고 내가 하는 농업과 토질과 위치의 상호적합성을 파악 후 제 값에 사야 한다.”며 “귀농한다며 몇 번 왔다갔다 해보고 제 값보다 비싸게 사는 경우가 많기에 그 지역에서 6개월에서 1년 정도 살다보면 시세가 어떤지 알 수 있고 이웃들도 와서 터놓고 얘기해준다.”며 조급한 구매는 자제하길 요청했다.
또 “부동산투기를 금지하고 농사를 지을 사람이 땅을 소지해야 한다는 대원칙 상의 정부 정책 하에 법적으로 임대가 불가능한 땅이 있는데 모르고 이런 곳을 계약할 경우 농지원부를 못 만들고 농업경영체 등록을 못하는 한편, 면세유, 비닐하우스 자금 등 정부지원 대상자로 일절 해당이 안 되기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땅을 임대할 경우엔 조심성을 갖고 고민을 거듭하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이 사무국장은 작물 재배 뿐 아닌 2차 가공식품을 선택하는 추세를 소개하며 “틈새시장을 찾아 새로운 시장에 관한 문의가 늘고 있다.”며 “기존의 축산사업에서 벗어난 애완용 조류, 하늘다람쥐, 달팽이 등에 대해 관심이 늘어나고 있고 농업도 허브 등으로 영역이 넓어지며 7차 산업화 얘기가 나온 지 꽤 되었고 SNS를 적극 활용할 정도로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고 최근의 귀농귀촌 추세를 전했다.
귀농·귀촌인들은 농촌에서의 삶을 통해 우리 농업의 든든하고 소중한 활력소가 되고 있으며 우리 농촌에 희망의 옷을 입히고 행복한 농촌생활의 롤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
이 날 자유질문 시간을 통해 의견을 낸 한 관람객은 “10년 이내에 국가 간의 식량자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우려가 있어 농업의 위상과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며 “해외농업을 견학해보니 우리나라도 식량자급율을 높이지 않으면 향후 곤란을 겪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청년실업자도 30만 명이 넘었다는데 갈수로 심각해지는 농어촌마을의 공동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젊은 인력의 투입을 활성화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성공 귀농인들은 ‘학력과 관계없이 지역민들과 소통하라’ ‘농업에 종사하며 오는 문제들을 스스로 감내하지 않고 정부의 뒷받침만 요구하려면 가지마라’ ‘농촌에 들어가 비판 비난만 입에 달고 살지 말아라’ 등 귀농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우려와 당부를 건네며 이 날 토론을 마무리했다.
귀농에 관련된 모든 정보는 귀농귀촌종합센터를 방문하거나 관련기관의 귀농담당자를 통해 얻을 수 있으나 농가방문과 영농체험 등 몸과 마음으로 직접 느끼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다. |
최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농어산촌 전원생활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귀농귀촌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는 시점에서 열린 ‘100인의 자문단 대 토론회’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와 폭넓은 여론을 수렴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자리였다.
‘100인의 자문단’은 앞으로도 도시와 농어산촌이 상생하는 기틀을 마련해 예비귀농인들이 철저힌 계획을 수립, 시행착오를 줄여 빠르게 정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할 예정이다.
귀농 귀촌 희망자에겐 귀농귀촌종합센터(www.returnfarm.com)를 통해서도 교육, 컨설팅, 농가주택, 농지정보 등 정보탐색부터 정책지원까지 필요한 정보가 종합적으로 제공되고 있어 예비귀농인들의 많은 이용을 기대해본다.
정책기자 박성우(직장인) swallrigh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