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골손상 부르는 10cm 킬힐…연골연화증 유발

연골손상 부르는 10cm 킬힐…연골연화증 유발

매일경제 | 입력 2012.06.08 17:09

 

굽 높은 신발 무릎에 부담

여름철을 맞아 10㎝ 높이의 '하이스트랩 샌들'이 여성들의 관절건강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송상호 웰튼병원 원장은 "높고 좁은 굽은 발뿐만 아니라 무릎에도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심각한 경우에는 퇴행성 관절염까지 진행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노래 '홍콩아가씨'로 유명한 국내 최초의 '하이힐 가수' 금사향 씨(85)가 2010년 무릎관절이 나빠져 인공관절수술을 받았다. 하이힐을 즐겨 신다 보니 40대부터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생했고 나이가 들면서 무대에 서기도 힘들 만큼 증상이 악화돼 심리적인 우울감마저 생겼다고 한다.

굽이 높은 신발은 무릎의 부담을 증가시켜 연골을 점점 약하게 만든다. 특히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허벅지 근육이 약하고 무릎관절의 크기가 작다. 이 때문에 보행 충격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고 무릎관절 내부로 쏠리게 하는데, 하이힐은 관절이 받는 부담을 더욱 높인다. 송 원장은 "하이힐을 즐겨 신는 젊은 여성들 중 '연골연화증'과 같은 무릎 질환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골이란 무릎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물렁물렁한 뼈를 말한다. 연골은 평소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할 때 생기는 마찰을 줄여주고, 무릎관절 전체를 지탱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연골이 지속적인 압력을 받으면 말랑말랑해지고 색이 변하다가 결국 점점 없어진다. 하이힐로 유발되는 연골연화증을 방치하면 연골이 완전히 마모돼 뼈끼리 부딪치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송 원장은 "연골연화증은 관절이 자신의 건강 적신호를 알리는 중요한 신호인데, 대부분 이를 방치해 무릎관절 건강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연골연화증은 초기에는 간단한 약물치료나 휴식만으로 호전되지만 이를 방치하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악화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