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27. 08:52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자금 피난처 찾아 꽁꽁" 돈 2008년 위기때보다 더 안돈다
매일경제 입력 2012.06.26 17:45 수정 2012.06.27 07:07
"담보 있냐" 은행들 대출 깐깐 `돈맥경화` 부채질
◆ 경기심리 급랭 ◆경기도 반월국가산업단지에서 자동차부품업체를 운영하는 김영식 사장(53세ㆍ가명)은 얼마 전 인근 은행 지점을 방문해 신용대출을 신청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김 사장은 예년과 다름없이 운영과 시설자금 용도로 신용대출 2억8000만원을 받으려고 했지만 전액 담보대출만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김 사장은 "2년째 신용대출을 받았는데 자금을 융자 안 해 준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며 "자동차 수출 경기가 나쁘지 않아 회사 영업이익이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신용대출 요건인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 대비 이자비용)도 기준선을 넘은 것으로 안다"고 말끝을 흐렸다.
유로존 사태 여파로 은행들이 몸을 사리면서 한국은행이 돈을 풀어도 돈이 잘 돌지 않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금융회사의 통화창출 여력이 떨어지는 이른바 '돈맥경화'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매일경제신문이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활용해 한은이 공급하는 본원통화(화폐발행액과 금융회사의 중앙은행 지급준비예치금) 한 단위로 금융회사가 얼마나 통화를 창출하는지를 나타내는 통화승수를 산출해 보니 2008년 금융위기 한복판 때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4월 통화승수는 22.04배로 2009년 3월 22.39배에 비해서도 낮았다. 2009년 3월은 그 전해 9월 리먼브러더스 부도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복판을 지나던 때다. 그만큼 최근 들어 금융회사들의 몸사리기가 심해졌다는 얘기다.
한은 관계자는 "통화승수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민간의 자금 수요가 줄었거나 아니면 금융회사의 안전 선호 경향이 강해진 때문"이라며 "수요가 있는데도 늘어나지 않는다면 후자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화승수는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받아들인 예금 중에서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인 지급준비율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지급준비율은 2006년 12월 이후 동결된 상태다.
실제로 광의통화(M2) 상품별 구성을 살펴보면 정기예적금 등 안전자산 비중은 높아지고 시장형 상품 등 다소 위험한 상품 비중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통화 한 단위가 거래에 사용되는 횟수를 뜻하는 화폐유통속도는 올 1분기 0.7206으로 2011년 1분기(0.7269)보다 다소 둔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화폐유통속도가 떨어지면 돈이 제대로 돌지 않아 실물경제가 위축되고 있는 것을 뜻한다.
■ <용어설명> 통화승수(money multiplier) : 화폐발행액과 금융회사의 중앙은행 지급준비예치금의 합인 본원통화가 금융회사의 광의통화를 얼마나 창출하는지 가늠하는 지표다. 통상 광의통화를 본원통화로 나눠 구하며, 통화승수가 높을수록 자금 수요가 많거나 은행의 통화창출 여력이 좋은 것으로 이해한다.
화폐유통속도(velocity of money) : 일정 기간에 통화 한 단위가 거래에 사용되는 횟수를 말한다. 통상 빨라지면 경기가 회복되는 것으로 해석한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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