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병·의원에 포괄수가제 의무 적용

2012. 7. 1. 10:48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내일부터 병·의원에 포괄수가제 의무 적용

뉴시스 | 정옥주 | 입력 2012.06.30 08:02

 

【서울=뉴시스】정옥주 기자 = 내일(7월1일)부터 병·의원에 백내장 등 7개 질병군에 대한 포괄수가제(입원비 정찰제)가 의무적으로 적용된다.

포괄수가제란 치료과정이 비슷한 입원환자들을 분류해 일련의 치료행위를 모두 묶어 하나의 가격을 매기는 의료비 지불 방식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부터 선택적으로 적용해 왔으며, 내일 전국의 모든 병·의원에 이어 내년 7월부터는 종합병원에도 당연적용된다.

제도 시행 과정에서 대한의사협회 등의 강력 반발로 '수술 거부'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질 뻔 했지만, 29일 결국 의협이 정부의 방침을 수용키로 하면서 차질없이 시행할 수 있게 됐다.

의협이 기존의 강경한 입장에서 선회한 것은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요청과 함께 여론조사 결과 포괄수가제에 찬성하는 쪽이 51.1%로 더 많게 나와 사실상 반대 명분을 잃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몽준 의원은 29일 오후 3시께 의협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을 방문, 그간 의협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주겠다고 약속하며 의협 관계자들에게 수술 거부 결정을 철회해 줄 것을 요청했다.

◇포괄수가제로 어떤 혜택 받나

보건복지부는 포괄수가제가 적용되면 기존 행위별 수가 적용 의료기관에서 적용받았던 것과 비교해 환자의 본인부담이 21%, 금액으로는 100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환자의 입원비 부담이 치질수술은 병원과 의원 각각 평균 20만1000원에서 16만7000원으로 16.6%, 17만1000원에서 15만원으로 12% 내려간다. 맹장수술은 병원 평균 42만9000원에서 38만8000원으로 9.5%, 의원 36만1000원에서 35만5000원으로 1.6% 줄어든다.

제왕절개분만의 경우 입원비 부담이 병원 평균 41만3000원에서 31만3000원으로 24.1%, 의원 38만7000원에서 28만3000원으로 26.7%로 줄어드는데 이는 치질이나 맹장수술에 비해 훨씬 큰 폭이다.

의료기간이 환자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는 총 진료비는 평균 2.7% 인상되며, 병·의원 포괄수가제 당연적용으로 건강보험 재정에서 약 198억원정도 투입될 전망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포괄수가제 시행으로 건강보험 재정이 198억원 가량 투입되는 반면 환자의 의료비 부담은 100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의료기관들의 경우 제도 시행으로 총 98억원의 수입이 늘어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는 이번 제도 시행으로 과잉검사나 항생제 남용 등을 줄여 국민건강권이 더욱 보호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과제는?

하지만 며칠을 입원하던, 어떠한 치료를 하던 상관없이 딱 정해진 비용만 지불하는 포괄수가제가 당연적용되면 과소진료와 조기퇴원 등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와 관련한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국회입법조사처 역시 최근 '포괄수가제 시행에 대한 각계 입장과 향후 과제'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는 점, 현실적으로 의료기관이 표준화된 질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을 만큼 평준화되지 않았다는 점, 과소진료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포괄수가를 정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는 제공할 세부 서비스 목록을 작성하고, 각각의 원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또 환자에게 제공돼야 할 서비스 묶음(패키지)은 환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반드시 필요한 검사와 처치들이 포함된 상태로 최적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질병군 별로 환자분류체계를 보다 정교하게 보완할 것이 요구된다"며 "질병중증도와 환자의 연령, 다양한 처치 등을 기준으로 세분화해 포괄수가를 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의협은 포괄수가제를 잠정 수용하는 대신 포괄수가제도개선기획단을 구성, 재평가를 통해 제도의 존폐 여부를 결정할 것 등을 요구하고 나서 내년 종합병원 확대 시행도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을 예고했다.

channa224@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