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 여파…전세계 '감원 열풍'

2012. 7. 4. 08:39지구촌 소식

<유로존 위기 여파…전세계 '감원 열풍'>

유럽 두드러져…자동차·항공·통신 분야 줄줄이 감원 연합뉴스 | 박초롱 | 입력 2012.07.03 19:12

 

유럽 두드러져…자동차·항공·통신 분야 줄줄이 감원

(서울=연합뉴스) 유로존 위기의 여파로 불어 닥친 '감원 열풍'이 전 세계 산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유럽 자동차 및 항공 업계의 감원 바람이 특히 거세다. 금융위기로 실적이 크게 부진하자 유럽 2위 자동차 회사인 푸조 시트로앵과 프랑스 국적 항공 에어프랑스 등 주요 기업이 잇따라 인력 감축에 나섰다.

통신 업계의 감원 바람도 만만치 않다. 애플에 밀려 고전 중인 휴대전화 제조업체 노키아와 리서치인모션(RIM)이 위기 탈출 차원에서 대규모 감원을 선택했다.

◇ 유럽 자동차·항공업계 감원 폭풍

푸조 시트로앵은 올해 안으로 프랑스에서만 8천~1만명을 감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전체 근로자의 10%에 해당하는 것으로, 지난해 11월 발표한 감원 목표치인 6천명보다 대폭 늘어난 규모라고 푸조 노동조합 측은 밝혔다.

프랑스노동총연맹(CGT)의 프랑크 돈 대변인은 "필립 바랭 푸조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목표로 한 10억유로(약 1조4천억원)의 비용절감 규모를 상향조정해야 한다면서 지난주 노동조합 측에 추가 감원 계획을 알려왔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주가가 72% 급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한 푸조는 2011년 말 기준으로 프랑스에서 10만356명(비정규직 포함), 전 세계적으로는 20만9천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 피아트도 2일 비생산직 직원을 위주로 5천명을 일시해고한다고 밝혔다.

피아트는 오는 8월로 예정된 미라피오리 공장의 폐쇄 전후, 그리고 추가로 9월에 모두 14일의 근무일 동안 일시해고를 할 예정이다.

올해 1분기에 대규모 손실을 본 유럽 항공업계도 허리띠를 졸라맸다.

프랑스 국적 항공사인 에어프랑스는 지난달 21일 전 직원의 10%인 5천122명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어프랑스는 올해 1분기에 3억7천만유로의 손실을 기록했다.

유럽 2위 항공사인 독일의 루프트한자도 1분기에만 3억8천100만유로의 영업손실을 냈다면서 3천500명을 감원하겠다고 지난 5월 밝힌 바 있다.

실적 부진과 경영 악화로 유럽 내 기업들이 잇따라 인력 감축이라는 고육책을 내놓은 가운데 최근 유로존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 인력감축과 실업률 증가의 악순환이 우려되고 있다.

유럽연합(EU) 통계청지난 5월의 유로존 실업률이 11.1%를 기록했다고 2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1999년 유로화가 출범한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지난 3월과 4월의 신기록을 갈아치운 것이기도 하다.

◇ 통신·반도체 업종도 감원 속출

경영난에 빠진 통신 및 반도체 기업들도 줄줄이 감원 계획을 내놨다.

일본의 반도체 대기업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는 3일 전체 근로자의 30%에 해당하는 최대 1만4천명의 감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일본 전역에 산재한 18개 공장 가운데 8곳을 통합 또는 매각하기로 했다.

블랙베리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캐나다의 리서치인모션(RIM)도 지난 26일 전체 직원의 30%에 해당하는 5천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핀란드에 본사를 둔 노키아도 내년 말까지 직원 1만명을 감원한다.

노키아는 지난 14년간 세계 1위 휴대전화 제조사 자리를 유지하다 최근 애플에 밀리면서 1년 넘게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해왔다.

cho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