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비빔밥, 커피처럼 들고 먹어요

2012. 7. 6. 09:20세계 아이디어 상품

전주 비빔밥, 커피처럼 들고 먹어요

컵비빔밥·비빔볼·비빔버거 … 테이크아웃 제품 15종 개발
연말엔 프랜차이즈 사업 진출
중앙일보 | 장대석 | 입력 2012.07.05 00:38 | 수정 2012.07.05 15:48

 

맛과 멋의 고향' 전북 전주시가 비빔밥의 세계화를 위해 옷소매를 걷어 붙였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한류 붐을 이끄는 K푸드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언제 어디서나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테이크아웃(Take-out) 비빔밥 개발이 그 첫 시도다. 매운 고추장 대신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소스를 개발하고, 높은 인지도를 활용한 프랜차이즈 사업도 펼친다.

 3일 오후 전주 한지산업지원센터에서는 테이크아웃 비빔밥 15종이 선보였다. 전주시 산하 생물소재연구원의 김종욱 박사팀이 개발한 것이다. 이들 비빔밥은 콩나물·버섯·당근·시금치 등을 기본 재료로 삼아 해물·불고기·해물·견과류 등 새로운 재료를 첨가해 다양한 맛을 냈다. 또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길거리 등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① 투명컵에 밥을 담고 중간에 양송이·오이·당근 등을 층층이 쌓은 컵비빔밥 ② 야채와 해산물을 넣은 붕어빵비빔밥 ③ 닭가슴살을 첨가해 만든 치킨비빔밥브리또. [사진 전주시]

 이날 발표회장에서는 투명 플라스틱컵에 밥을 담고 양송이·오이·당근 등 야채를 중간에 층층이 넣은 '컵비빔밥', 고추장 대신 들깨 된장소스를 곁들인 '고소한 비빔밥', 토마토 소스와 야채·치즈를 얹은 '피자 비빔밥' 등이 인기를 끌었다.

 비빔밥에 치즈를 넣고 빵가루를 입혀 튀긴 '비빔볼', 파프리카·토마토 등을 재료로 한 '샐러드 비빔밥', 오곡밥과 야채로 속을 채운 '오곡만두 비빔밥', 야채와 해산물을 넣은 '붕어빵 비빔밥'도 선보였다. 야채를 김으로 말아 꽃처럼 형상화한 '꽃 비빔롤', 불고기를 넣어 햄버거처럼 만든 '비빔 버거' 등 외국인을 겨냥한 비빔밥도 눈길을 모았다. 전주시는 이들 테이크아웃 비빔밥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과 시장 조사를 거쳐 상품화 품목을 선정,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올 연말부터는 전주비빔밥 프랜차이즈 사업에도 진출한다. 전주 음식의 인기가 높고, 전주비빔밥이 널리 알려져 있어 2~3년 새 40곳 이상의 가맹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사업의 홍보를 위해 모델하우스 개념의 안테나 숍을 하반기에 연다. 또 비빔밥에 들어가는 30여가지 식재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완주지역 농민들이 계약재배를 한다. 식품안전성(HACCP) 기준에 맞춰 야채·나물 등 재료를 씻고 조리할 처리공장도 18억원을 들여 짓는다.

 비빔밥의 세계화는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는 소스가 중요하다고 판단, 고추장 대신 토마토·해물·된장 등을 이용한 소스 개발에도 힘을 쏟는다. 매년 수만명씩 찾아오는 수학여행단과 단체 관광객들이 비빔밥을 직접 만들어보고 시식할 수 있는 체험관도 9월부터 공사를 시작한다.

 전주비빔밥세계화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전북대 양문식(생물학)교수는 "지난 5월 유네스코가 음식창의도시로 선정할 만큼 전주 음식은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며 "테이크아웃 상품화는 '지구촌의 미각 비빔밥'으로 자리매김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ds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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