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수출했는데, 1조 배상?..각국 韓기업들 견제 본격화

30억 수출했는데, 1조 배상?..각국 韓기업들 견제 본격화

이데일리 원문 기사전송 2012-09-02 13:23 최종수정 2012-09-02 15:10

 

- 소송 건수 늘고 배상금 규모도 커져
- 코오롱, 30억 수출하고 '배상금 1조' 낼판
- 韓정부 "기업이 알아서 할일"..강 건너 불구경하듯


[이데일리 문정태 한규란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법원에서 애플에 패소한 데 이어 코오롱도 듀퐁의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1조원대의 배상금을 물어야 할 처지에 놓이면서 국내 기업들이 해외의 자국 보호주의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 지방법원은 지난 달 30일(현지시각) 코오롱이 듀폰의 ‘케블라’ 섬유 기술을 무단 도용해 아라미드 섬유인 헤라크론을 만들었다며 향후 20년간 아라미드의 생산과 판매, 영업행위를 금지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앞서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코오롱에 9억1990만달러(약 1조445억원)을 지급하라는 배상판결을 내렸다. 이는 코오롱이 지난 2006년부터 5년간 미국 시장에 아라미드를 수출한 30억원에 비해 무려 348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법원 판결이 확정될 경우 코오롱이 존폐를 위협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유럽의 재정위기 속에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부진이 계속되면서 앞으로 특허침해 등을 빌미로 한 한국 견제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일 지식재산보호협회에 따르면 국내기업들이 특허침해 등으로 피소된 건수는 2009년 112건에서 2010년 165건, 지난해에는 195건으로 급증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외국 기업을 상대로 제소한 건수(2011년 83건)의 3배를 웃도는 수치다.

배상액 규모도 천문학적이다. 애플은 삼성에 27억 달러(한화 약 3조원)의 배상금을 청구, 캘리포니아 연방 북부지방법원은 삼성이 애플에 10억 5000만 달러(약 1조2000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포스코(005490)도 1조원대의 소송에 휘말려 있다. 신일본제철은 지난 4월 포스코가 고성능 전기강판 제조기술을 빼갔다며 도쿄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밖에 현대차는 미국의 파이스가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 모델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해 특허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LG전자(066570) 역시 오스람과 한국과 미국, 일본 등 5개국에서 LED 특허를 놓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국내 기업들이 이처럼 사면초가에 빠져 있지만 정작 정부의 대응은 눈에 띄지 않는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기업의 분쟁은 기본적으로 개별 기업이 대응을 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여서 (1조원 배상금은)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재계는 국내의 글로벌 기업들이 특허소송에 휘말릴 경우 수출차질은 물론 경제 전반에 적잖은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정부도 을 빚는 것은 물론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짐이 된다는 점에서 정부도 적극적인 대응책을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