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15. 09:07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자살 많은 동네’ 강북 24곳·강남 2곳
한겨레 입력 2012.09.14 08:20 수정 2012.09.14 09:00
[한겨레]서울시 2005~2010년 현황 첫 분석
강서·동대문·영등포·용산 '고위험'
다세대·쪽방촌 등 많은 곳서 높아
강남은 유흥업 종사자 주거 때문
최근 서울시가 25개 자치구 400여개동의 자살 현황을 파악했더니 동대문구 ㅈ동, 중구 ㅅ2동, 서대문 ㄴ1동, 강서 ㄱ2동, 노원 ㅇ2동 등 강북지역 24개동이 '자살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됐다. 반면 강남지역의 경우 강남구 ㄴ1동, ㅇ1동 등 2곳만 포함됐다. 서울시의 자살률 현황이 동 단위로 파악되기는 처음이다. 그동안 통계청이 발표해온 자살 현황은 전국 시·군·구 단위로만 공개되어 한 구당 70만명까지 사는 서울로선 맞춤형 자살예방대책을 세우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13일 서울시 요청으로 통계청이 내놓은 2005~2010년 서울시내 동별 자살현황을 보면, 해마다 5분위로 동별 자살률을 분류했을 때 동대문구 ㅈ동이 6년 연속 상위 1분위에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400여개동(행정개편 이전) 가운데 자살률 상위군 20%(80여개동)로 분류된 햇수를 따진 결과다.
동대문구가 4개동, 중구·용산구 3개동, 강남·서대문·영등포·종로구 2개동, 강서·강북·구로·관악·광진·노원·마포·성북구가 1개동씩 4년 이상 상위 1분위에 포함돼 '자살 고위험 지역'으로 묶였다. 26개동 가운데 24개동(92%)이 강북권이다.
서울시는 5분위 분류에 따른 '자살 고위험 지역' 대개가 다세대 밀집지역, 영구임대아파트, 쪽방촌 등의 빈민 주거집단이 많은 데서 기인한다고 본다. 독거노인 거주 비율이 높은 다세대 밀집 지대로 관악구 ㅅ동, 광진구 ㅈ1동, 대규모 영구임대아파트가 소재한 강북구 ㅂ2동, 노원구 ㅇ2동, 쪽방촌을 품은 영등포구 ㅇ동, 종로구 ㅊ동 등이 대표적이다.
시 보건정책과 관계자는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등의 자살률이 높은 건 사실로 보인다"며 "그밖의 '자살 고위험 지역' 원인과 배경을 동 하나씩 면밀히 분석해 유형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동대문구 ㅈ동과 강남구 2개동은 또다른 자살 취약계층인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군락을 이룬 데서 배경을 찾고 있다.
동 단위 자살현황에 근거한 자살예방대책은 구별 자살률에 의존했던 방식의 빈틈을 메워줄 것으로 보인다. 서대문구로선 2010년 자살률(10만명당 23.6명)이 25개구 가운데 21번째로 낮았으나, 최근 4년 동안 자살률 상위 1분위에 포함된 동은 2곳이나 되어 동별 특별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도봉·금천구는 6~7번째로 자살률(29.5명, 29.2명)이 높은데도, 두드러진 동은 없었다. 2010년 서울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중구(38명)와 네번째인 동대문구(31.3명)는 자살 고위험 지역도 3, 4개동씩이었다.
서울시는 동별·유형별 자살원인과 대책 등을 담은 자살예방 종합대책을 이르면 이달 안에 내놓을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서울은 구 규모가 여타 시 수준이라 동별 자살 현황까지 분석해야 예방 대책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지원할 수 있다"며 "통계청에 동별 자살자 수까지 공개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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