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중 大卒비율 사상 처음 40% 넘어

2012. 9. 22. 08:57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실업자중 大卒비율 사상 처음 40% 넘어

31만2000명… “학력 인플레 심화” 문화일보 | 김만용기자 | 입력 2012.09.20 14:21

 

최근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취업자 수가 6개월 연속 1000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대학 졸업시즌이었던 지난 8월 전체 실업자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8월 기준으로 40%선을 처음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졸자 양산에 따른 학력 인플레이션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들 고학력자들은 '일자리 미스매치'까지 악화시키면서 20대 실업자 증가 문제를 낳고 있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전체 실업자 76만4000명 중 대졸 이상 학력자는 31만2000명으로 그 비중이 40.8%에 달했다. 1년 전 사상 최고치(39.7%)를 재차 경신한 것이다. 2008년 8월엔 35.7%였으나 4년 사이에 5%포인트 증가했다. 10년 전인 2002년엔 28.8%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경제 상황 악화에 따른 결과로 해석하기보다는 한국 사회의 대학진학률 상승으로 인해 학력 인플레이션 현상이 극심해지는 것으로 보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대졸 이상 학력자의 비중도 지난 8월 취업자 비중과 똑같은 40.8%를 기록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모두가 원하는 양질의 직장은 한정돼 있는데 대졸 이상 학력을 가진 젊은 이들은 자신의 눈높이를 낮추기를 거부하면서 자발적 실업을 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인력 수요와 공급 간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재정부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 따르면 중소기업 인력부족률은 2008년 2.8%에서 올해 상반기 3.4%까지 증가했다. 4년제 대학 졸업 소요기간도 2005~2007년 졸업자의 경우 56개월이었으나 2008~2011년 졸업자는 67개월로 대폭 늘어났다.

지난 5월 경총이 전국 41개 대학 취업 준비생 74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들 중 34.2%가 대기업, 29.3%가 공공기관 취업을 원한 반면, 중소기업 취업을 희망한 이는 6.3%에 그쳤다. 만약 '희망하는 직장에 취업을 못할 경우 어떻게 대처하겠는가'라는 질문에 무려 43.0%가 '취업재수'를 선택했고 '하향 취업하겠다'는 답을 한 취업준비자는 18.0%에 그쳤다.

이는 대학졸업을 중시하는 한국 특유의 기형적 현상이라는 게 외국의 시각이다. 최근 블룸버그는 '한국, 청년실업 부추기는 학벌사회'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의 무분별한 대학 진학 현상이 사교육 부담과 청년실업 문제를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이 밝힌 8월 고용동향에서도 20대 취업자는 인구증감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8만8000명이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