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0'..꿈의 집 `제로플러스하우스'>

2012. 10. 15. 08:38지구촌 소식

<전기요금 `0'..꿈의 집 `제로플러스하우스'>

소비전력보다 자체 생산전력이 많아..덴마크 `프로젝트 제로' 사업 주목 연합뉴스 | 입력 2012.10.14 08:37

 

소비전력보다 자체 생산전력이 많아..덴마크 `프로젝트 제로' 사업 주목

(쇠네르보르<덴마크>=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덴마크 남부 쇠네르보르에 사는 로느 밋고 브강은 남편 톰 토프트 카우와의 사이에 3명의 아이를 두고 있다.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하느라 분주한 모습은 여느 주부와 다르지 않지만 그녀의 가정 생활이 특별한 점은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로플러스하우스'(ZERO+ House)로 불리는 이들 부부의 집에 숨겨진 비밀은 주택 스스로 만들어내는 에너지가 다섯 가족의 평균 에너지 소비량을 훨씬 웃도는 데 있다.

덴마크 녹색성장을 지원하는 민관협력 컨소시엄인 '스테이트오브그린(State of Green)' 초청을 받아 11일(현지시간) 방문한 쇠네르보르에서 '꿈의 집'인 '제로플러스하우스'를 만날 수 있었다.

'제로플러스하우스'는 쇠네르보르 지방 자치기구가 건설ㆍ에너지 기업들과 손잡고 탄소 중립을 구현하면서 지속가능한 도시 성장도 꾀하기 위해 진행하는 '프로젝트 제로' 사업의 일환이다.

'프로젝트 제로' 사업의 매니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려면 우선 자력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집이 늘어나야 한다"고 제로플러스하우스 프로젝트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2009년 지어진 200m²규모의 '제로플러스하우스'는 외관상으로 이웃한 집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새 건물 티가 나고 널찍한 잔디밭이 딸린 평범한 1층짜리 주택이었다.

이 집이 소비전력보다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만든 1등 공신은 지붕에 설치된 태양열 전지판이다. 주인 부부는 태양열 전지판 덕분에 입주 첫해부터 '에너지 흑자'를 냈다.

2009년 건설 당시 6만 유로였던 태양열 설비는 이제는 제품 가격이 크게 하락한 덕에 1만6천 유로 수준이면 같은 규모로 지을 수 있다고 한다.

에너지효율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특수 단열재와 통풍시스템, 땅에 묻은 펌프를 통해 지열 에너지를 끌어오는 열순환 시스템도 큰 역할을 한다.

이들 가족은 에너지 사용 현황을 항시 점검하는 최첨단 에너지관리시스템을 통해서 최적의 에너지 사용 정보를 얻는다. 지속적인 에너지 효율 교육도 받고 있다.

에릭센은 "지금 이 정도 집을 지으려면 50만유로(7억 2천만원) 정도 들 것으로 본다"면서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일반 집을 짓는 것보다 비용이 덜 든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냉난방비를 비롯해 에너지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데다가 주택이 생산하는 에너지가 많이 남아돌면서 이들 부부는 전기자동차를 구매할지 고민할 정도라고 한다.

평범한 시민인 주인 부부는 이제 에너지자립 가정의 본보기로 주목받는 주택을 보려고 찾아오는 사람들 때문에 생활에 불편을 겪을 정도가 됐다.

쇠네르보르는 2015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5% 감축하고 2029년 탄소 중립을 이룬다는 목표 아래 지역난방, 태양광 공원 등 많은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제로' 관계자는 쇠네르보르의 구석구석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실험에 대해 "각자 다른 생각과 이해 관계를 가진 기업들과 사람들을 참여시킬 수 있었던 것은 지역 정부와 기업, 주민들 사이에 협력하는 오랜 전통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ai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