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21. 09:49ㆍC.E.O 경영 자료
<中企 안팎으로 막힌 '돈줄'…"내년도 살얼음판">
연합뉴스 입력 2012.10.21 04:59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배영경 박초롱 기자 = 중소기업의 돈줄이 안팎으로 막혔다.
작년 8월 유럽발 재정위기 이후 대외수출 여건은 악화하고 국내 소비심리는 잔뜩 움츠러든 탓에 중소기업의 재고물량은 증가하고 생산과 출하량은 감소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중소기업이 매출을 통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은행들마저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하며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에 보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세계 경기 침체가 해소되지 않으면 중소기업 경기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살얼음판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 창고 꽉 차고 공장 가동 축소
21일 통계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재고지수 증가율(전년 동월대비)은 작년 11월부터 8개월간 두자릿수를 유지했다.
유럽 재정위기 전에는 5%대를 넘지 않던 재고지수 증가율이 작년 10월 8.2%로 상승하더니 작년 11월부터 올 6월까지 10%대를 유지했다. 올 7월(8.9%)과 8월(9.2%)에는 10%대 아래로 떨어졌으나 4%대 안팎이던 작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반면, 생산과 출하는 감소세다.
올해 1∼8월 생산지수 증감률은 2월과 7월을 제외하고 모두 마이너스였고 출하지수 증감률도 5월까지 세 차례를 빼고는 마이너스를 보였다.
물건이 팔리지 않아 창고에 쌓이는 재고물량이 늘면서 중소기업의 생산과 출하량이 모두 줄어든 것이다. 이는 중소기업이 이익 창출을 통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힘이 떨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소기업의 재고물량이 쌓이며 생산과 출하가 막힌 배경에는 한국 경제에서 소비심리가 위축한 탓이 크다.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지난 8~9월 두 달 연속으로 기준치인 100을 하회, 비관적인 소비 심리를 드러냈다.
중소기업연구원 김광희 정책본부장은 "최근 중소기업을 살릴 방안으로 내수진작이 강조되는데 이것도 주머니에 돈이 있어야 가능한 전략"이라며 "50∼60대는 노후가 불안하고 젊은 층은 높은 실업률 탓에 돈을 안 쓴다"고 말했다.
◇ 여전히 높기만한 은행 문턱
영업이익을 통한 자체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기업이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오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들이 여전히 중소기업보다 재무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대기업 대출을 선호하는 탓이다.
유럽 재정위기 이후 세계 경기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자 은행들은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 자기자본비율 등을 철저히 챙기며 중소기업 대출에 더욱 보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올해 1∼9월 중소기업이 은행에서 대출한 자금 규모는 총 11조1천653억으로 같은 기간 대기업의 은행 대출액(28조3천93억)의 약 39% 수준에 그쳤다.
회사채 등 직접금융을 통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회사채는 은행대출과 달리 담보 없이 오로지 신용등급만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는데 중소기업이 신용평가에서 A등급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회사채 발행 비중이 작고 발행을 하고 싶어도 사줄 투자자가 없다"면서 "가령 투자기관도 A등급 회사채만 매입하라는 내부규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저성장이 본격화하고 투자처가 감소해 투자기관들이 매입 기준을 B등급까지로 낮추면 그때는 중소기업 회사채 발행이 활성화하겠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안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존재했다.
재무건전성이 비교적 높은 우량 중소기업 중심으로 은행이 대출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비우량 중소기업은 은행 차입이 어려워 사채에까지 손을 대는 실정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재정금융부 양옥석 부장은 "비우량 중소기업은 은행에서 이자율을 높이며 대출을 연장하거나 진짜 어려우면 사채까지도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 중소기업 경기, 내년에도 `살얼음판'
중소기업 경기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살얼음판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최대 수출국 중 하나인 중국 경제가 나아지면 한국 경제도 동반 회복하겠지만 눈에 띄는 경기 개선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2009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인 7.4%를 기록하면서 한국 수출도 7∼9월 연속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나타냈다.
대외 수출여건이 안 좋은 동시에 한국의 내수도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특히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건설업, 부동산업 등 중소기업이 주로 진출한 과밀 업종에 대한 신용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초 수치가 19였던 중소기업 신용위험지수가 4분기에는 44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가 지금보다 더 위축되면 자금 확보가 원활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은행 문턱도 갈수록 높아지는 모양새다.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들의 대출태도지수는 올해 1분기 13에서 3분기 6으로 반 토막 났고 4분기에는 지수가 다시 절반 수준인 3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는 대출에 대한 은행권의 태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지수가 낮으면 은행이 대출을 꺼린다는 뜻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유환익 경제정책팀장은 "내년도 올해만큼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은행 등 금융권에서는 자금을 조일 수밖에 없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대출 여력 차이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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