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27. 08:39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L자형 불황 이미 진입 年1% `경제 지진` 오나 본문
L자형 불황 이미 진입 年1% `경제 지진` 오나
3분기 성장률 1.6% 충격…3년만에 최저4분기 1.3% 넘어야 2% 성장 겨우 맞춰 투자·소비 계속 부진 매일경제 입력 2012.10.26 17:17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같은 분기보다 1.6%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올 2%대 성장률 달성 여부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실질 GDP'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올해 우리나라가 2%대 성장률을 기록하려면 4분기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 기준)이 최소한 1.3%에 달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 한은이 전망한 올 성장률 2.4%를 기록하려면 4분기 성장률은 최소한 2.7%에 달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연평균 2%대 성장세도 힘겨운 모양새다.
우리나라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보다 글로벌 경기 한파에 기업과 소비자들이 몸을 사리고 있어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난 2분기보다 특별히 더 급락한 상황이라기보다 지난 1년간 경기 부진이 누적돼 나타난 측면이 있다"면서도 "소비는 그런대로 괜찮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투자가 부진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3분기 GDP 성장세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설비투자 위축이 가장 심각했다. 설비투자 증감률(전분기 대비)은 올 1분기만 하더라도 10.3%에 달했지만 2분기 -7.0%까지 급락했고, 3분기에도 -4.3%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한 시중은행 여신업무 관계자는 "설비투자 위축으로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실종됐다"며 "대외여건 불확실성으로 거래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생산을 줄이면서 GDP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재고마저 감소하고 있다. 재고 증감률(전분기 대비)은 2분기 0.2%에서 3분기 -0.5%로 하락했다. 생산업체들이 남아 있는 재고 물품부터 밀어내고 있다는 뜻이다.
수출과 수입은 공교롭게도 유가 상승 영향으로 늘어났다. 선진국들이 양적완화를 단행하면서 돈을 풀자 유가가 상승했고 이 영향으로 우리나라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이 증가한 것이다.
수출 증감률(전분기 대비)은 2분기 -0.6%에서 3분기 2.5%로, 수입 증감률은 같은 기간 -1.9%에서 1.7%로 각각 상승했다. 3분기 들어 정부가 본격적인 경기부양책을 단행한 것도 성장률이 추가 하락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민간 소비는 큰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정부 소비 증감률(전분기 대비)은 같은 기간 -0.3%에서 0.9%로 늘어난 데 반해 민간소비 증감률은 0.4%에서 0.6%로 소폭 개선되는 데 그쳤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정부 재정정책이 경기 하강을 막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건설업 2.9% 성장의 상당 부분은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혁신도시 등에 투자한 것이 기여한 바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국장은 정부 지출로 건설 경기 회복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다. 기저 효과도 고려돼 있어 4분기까지 지속될지 여부는 말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향후 민간 소비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은이 전국 56개 도시 22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10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8을 기록했다.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C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넘으면 소비자심리가 낙관적이고,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향후 경제 상황이 악화될 우려를 방증하듯 향후경기전망CSI는 전월 대비 1포인트 내린 78, 취업기회전망CSI는 전월 대비 2포인트 내린 85를 기록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경기 저점을 올해 상반기로 예상했는데 경기가 둔화되면서 저점 타이밍이 밀리고 수준도 낮아졌다"면서 "특히 위기 시에 준하는 성장률이 나왔다는 점이 염려된다"고 설명했다.
신 부문장은 "특히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ㆍ통화정책 효과는 미지수"라면서 "지금이 위기는 아니지만 2009년 2월 기준금리를 2%까지 낮춘 수준으로 인하하는 것도 방안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분기를 바닥으로 관측했다. KDI는 "경기 회복보다는 횡보하는 L자형 흐름 가능성도 있지만 올해 3분기에 경기가 바닥을 형성하고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한우람 기자 /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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