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8. 09:10ㆍ생활의 지혜
저체중의 위험성, 면역력 낮아 병 잘 걸려… 투병할 힘도 부족
유방암 재발·전이 잘 돼… '선천적' 저체중, 문제 없어 조선일보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2.11.07 08:49 수정 2012.11.07 15:11
저체중은 우리 몸에서 사용해야 되는 '영양분이 부족한 상태'다. 우리 몸은 세포 하나 하나가 기능을 잘 해야 건강한데, 영양분이 부족하면 세포의 기능이 떨어지고 근육·뼈·혈관 등 각 기관이 모두 약해지며 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동아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주성 교수는 "저체중인 사람은 병을 이겨낼 힘도 떨어진다"며 "질병 치료 후에도 회복이 잘 안 되고, 수술 후 감염과 합병증의 가능성도 높으며, 병의 재발과 사망 위험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저체중이 위험한 이유
▷근골격계 위축=저체중인 사람은 단백질·칼슘·비타민D 등의 영양소 섭취가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근육이 위축되고 골밀도가 떨어진다.
근육과 골밀도는 마치 '적금'과 같아서 젊을 때 높여 놓아야 나이가 들어 자연스럽게 감소해도 건강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순천향대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욱 교수는 "저체중으로 근육과 골밀도 축적이 안돼 골다공증·근육위축이 되면 낙상으로 골절 위험이 높고, 골절은 활동량 저하→심폐기능 저하→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면역력 저하=영양분이 부족해 면역 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면 병원균, 독소 등 외부 침입자와 싸워 이길 힘이 없다. 유병욱 교수는 "특히 저체중인 사람이 결핵, 간염과 같은 감염성 질환에 잘 걸리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질병관리본부에서 폐결핵 발생률을 조사한 결과, 저체중자의 폐결핵 발생 위험이 정상 체중자의 2.4배나 됐다.
▷심혈관 질환 사망=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도 높아진다. 2006년 란셋(Lancet)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25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심근경색증과 협심증이 발병한 사람의 경우 저체중군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았고, 심하지 않은 비만군(BMI 25~29.9)에서는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이종구심장크리닉 이종구 원장은 "심장병은 대부분 노인에서 많이 생기는데, 노인의 심장병 재발이나 사망에 끼치는 영향은 비만보다 저체중이 더 크다"며 "심장병 환자가 재발을 막기 위해 무리하게 체중을 감소할 필요는 없고, 충분한 영양섭취와 함께 금연, 규칙적인 운동, 고혈압·이상지질혈증 치료 등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만성폐쇄성폐질환 사망=만성폐쇄성폐질환 등 호흡기 질환의 사망위험도 높다. 네덜란드 웁살라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만성폐쇄성폐질환자 중 저체중자는 정상체중자에 비해 사망위험이 1.7배였다. 박주성 교수는 "호흡기 질환자는 숨 쉬는 것이 힘들고, 잦은 기침으로 에너지 소모량이 많아져 질환 자체가 저체중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암 사망=저체중은 암 투병에도 불리하다. 저체중인 유방암 환자는 암의 재발과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더 많으며, 두경부암이나 식도암 환자는 암 진단 시 저체중이었을 때 사망위험도가 높다는 보고가 있다. 대장암 진단 후 저체중(BMI 18.5 이하)인 여성의 경우 사망 위험이 89% 높다는 미국의 연구결과도 있다. 유병욱 교수는 "명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암을 이겨내는 것도 면역력이 높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건강했을 때의 체중이 '적정 체중'
나이가 들면 여러 질병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저체중은 특히 좋지 않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체중 감소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적정 몸무게를 유지하는 게 좋다"며 "본인의 적정 몸무게는 건강상태가 가장 좋았던 때의 체중"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남자는 군대 시절, 여자는 결혼 전후의 체중이다.
정상적인 영양 섭취를 하고 질병이 없는데도 최근 3~6개월 사이 7~10%의 체중감소가 있으면 즉시 병원에 가서 숨은 질병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선천적으로 기초대사량이 많아 저체중인 경우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기초대사량이 많으면 가만히 있어도 소비되는 에너지가 많아 살이 잘 찌지 않는다. 조비룡 교수는 "저체중이라도 수십 년간 식사를 잘 하고 건강에 문제가 없었다면 저체중 상태가 '정상'이므로 일부러 살을 찌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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