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 날 온다"… 홍콩·싱가포르 '발칵'

2012. 11. 22. 21:49부동산 정보 자료실

"심판의 날 온다"… 홍콩·싱가포르 '발칵'

 

최근 몇 년 동안 활황을 누리던 싱가포르·홍콩 부동산 시장이 내년엔 ‘심판의 날’을 맞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각) CNBC는 노무라증권이 내놓은 보고서를 인용해 “주택 공급 과잉, 정부의 규제와 경제성장률 둔화 여파로 이들 국가의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며 이렇게 보도했다.

◆ 해외 자금 유입에 활황 누린 싱가포르·홍콩 부동산

싱가포르와 홍콩의 주택 가격은 해외 투자자금이 몰리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상승세를 탔다. 싱가포르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가 몰리면서 2007~2011년 사이 주택가격이 50% 상승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부동산 시장으로 꼽히는 홍콩의 경우, 주택가격이 최근 10년 사이 60%, 올해에만 20%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각국 중앙은행이 앞다퉈 통화정책을 완화하면서 해외 자금이 유입된 영향이다.

싱가포르 부동산 자문업체인 존스 랑 라살의 추아 양 리앙 아태지역 리서치 대표는 CNBC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중앙은행이 채권 매입 등을 통해 시장에 돈을 푸는 것) 발표 이후 글로벌 유동자금이 몰려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유동자금이 늘어날 수 있다”며 “이런 요소 때문에 앞으로도 홍콩·싱가포르의 자산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싱가포르, 공급 과잉에 주택가격 내려갈 것”

그러나 노무라증권은 20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내년 중 매물로 나오는 아파트 수가 급증해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건설업체들이 지나치게 아파트를 많이 짓는 바람에 내년엔 공급과잉 사태를 맞을 것이란 설명이다.

보고서는 내년 싱가포르에서 완공되는 주택 수가 4만2309채로, 올해(2만1859채)의 두 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공급에 비해 수요는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연간 주택 수요는 2001년 이래 평균 2만채를 밑돌았다.

또 정부의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다. 올해 싱가포르 정부는 해외의 자국 부동산 투자자에 대한 세율을 높이는 등의 부동산 규제안을 발표했고, 지난 10월에는 주택관련 대출 보유 기한 상한선을 두는 방안도 내놨다. 그 여파로 10월 싱가포르의 민간 주택매매 거래는 전달보다 26% 줄었다고 CNBC는 전했다.

◆ 홍콩, 규제강화·개인소득 증가세 둔화 타격 가능성

홍콩 주택시장에 대한 경고 목소리도 나왔다. 노무라증권은 21일 또 다른 보고서를 통해 “홍콩정부의 규제 강화와 가계 소득 증가세 둔화로 주택시장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홍콩 정부는 부동산 가격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7월 홍콩의 행정수반으로 새로 취임한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은 취임과 동시에 주택물량 공급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투기세력이 몰려 주택가격이 지나치게 뛰자, 홍콩 내의 무주택자 수가 늘어난 영향이다. 또 렁 장관은 작년부터 단기 부동산 매매에 거래세를 부과하는 부동산 거래세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보고서는 가계소득 증가세가 둔화된 것도 주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홍콩의 중산층 가계 수입은 작년 2분기(4~6월) 기준 전년대비 12% 증가했지만, 올해 2분기에는 전년대비 7.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보고서는 “앞으로 1년 동안 홍콩의 주택가격은 최고 5% 상승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