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조원 시장' 그린리모델링 뜬다

2012. 12. 3. 07:30건축 정보 자료실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정부가 노후건물을 에너지 절감형으로 바꾸는 '그린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68조원에 달하는 리모델링 시장을 열기 위해 민간 금융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다.

2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정부는 그린리모델링 시장 창출에 필요한 금융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2차 연구에 착수했다. 또 내년에 공공건축물을 대상으로 그린리모델링 시범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4억원의 예산을 처음으로 배정했다.

정부가 그린리모델링에 적극적인 것은 시장 규모가 막대해 사업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국내 총 건축물은 680만동. 이중 67%(454만동)가 주택이며 총 주택의 58%인 265만동이 리모델링이 필요한 20년 이상 된 노후주택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향후 에너지 절감 20%를 실현하기 위한 그린리모델링 시장 규모를 68조원으로 추정했다. 2030년 이후엔 그린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전체 건축시장 규모의 60%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 개선 없이는 2020년까지 건축물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배출전망치(BAU) 대비 26.9%까지 줄이기 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도 정부가 팔을 걷어붙인 이유다.

문제는 방법이다. 정부는 민간 주도의 금융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 주도 모델은 효율이 떨어져 시장 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정부가 1차 연구를 통해 완성한 개발 모델은 '에스코 사업' 방식과 유사하다. 이는 사업자가 전기·조명 등 에너지 저감시설을 우선 설치한 뒤 에너지 절감 예산에서 투자 비용을 분활상환받는 방식을 말한다.

현재 정부가 검토 중인 방안 역시 이런 원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가령 사업자가 총 80억원을 투자해 건물의 에너지 비용을 3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줄일 경우 건축주는 10년 동안 똑같이 30억원을 에너지 비용으로 지불하면 된다. 사업자는 에너지 절감 비용 10억원을 10년에 걸쳐 안정적으로 받아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건축주는 초기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 수익률은 최고 12%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위해 민간 자본을 기반으로 한 SPC가 투자를 전담하고 자산관리회사(AMC)는 리모델링을 실시하고 비용을 회수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다만 이 방식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적용하기는 힘들다. 공사 기간 동안 집을 비워야 하고 집집마다 에너지 비용이 달라 조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긴 하지만 정부의 정책 방향이 그린리모델링 활성화에 있는 만큼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모형도 (자료=한국건설기술연구원)
■용어설명 : BAU(Business As Usual)
BAU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경우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전망치다. '2020년 BAU'는 인위적으로 감축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2020년 배출될 온실가스 총량 추정치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11월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 배출전망치(BAU) 대비 30% 감축하겠다는 자발적 목표를 국제사회에 공포했다.

김동욱 (kdw128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