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 아니어도 나이 어려도, 능력만 되면 별 달았다

2012. 12. 8. 09:09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공채 아니어도 나이 어려도, 능력만 되면 별 달았다

임원 평균나이 48.3세 `젊은삼성` 기조 강화
부사장 48명 최대…차세대 CEO 풀 두텁게
매일경제 | 입력 2012.12.07 17:11

 

삼성 임원 인사

올해 485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낸 삼성이 발탁 승진자 수를 늘려 '젊은 삼성'의 색채를 한층 강화했다.

삼성 임원(상무~부사장)들의 평균 연령은 2010년 50.2세에서 2011년 49.4세, 올해 말 48.3세로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미래를 대비해 차세대 리더군을 단단하게 하려는 인사 포석으로 해석된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올해 상무 승진자가 대거 늘어난 데다 발탁 인사도 사상 최대 규모여서 임원 평균 연령이 한층 낮아졌다"며 "미래 성장을 책임질 도전적인 인물들을 육성해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조직의 역동성을 강화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삼성에서는 부장을 단 지 만 4년이 되면 상무 승진 대상이 된다. 상무에서 전무로 올라가는 데 만 6년, 전무에서 부사장은 만 3년을 평균 승진 연한으로 잡는다. 이보다 승진을 빨리 하면 발탁이 되는 것이다. 특히 3년을 건너 뛰면 대발탁, 1~2년 빨라지면 발탁이라고 부른다.

삼성은 올해 74명의 발탁 승진 인사를 냈다. 지난해에 상무에서 전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가는 평균 승진 연한을 각각 1년씩 줄이면서 발탁 인원 수가 줄게 됐는데 이를 감안할 때 2010년 41명, 2011년 54명이었다. 지난해보다 발탁 승진이 20명이나 많아진 것이다.

재계 고위 임원은 "발탁이 많다는 것은 직급과 연령의 전통적인 서열 구조를 깨고 성과를 낸 인재들에게 운신의 폭을 넓혀 주자는 것"이라며 "조직의 긴장감이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부사장 승진자는 48명으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부사장 승진자 수와 같다.

향후 삼성을 이끌어갈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을 견고히 하고 사업별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반면 전무 승진자는 102명으로 지난해(127명)보다 크게 줄었다.

삼성 성장의 근간인 기술ㆍ마케팅 인력들의 임원 승진 규모는 해마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구개발(R & D)을 담당하는 기술 파트에선 최근 3년간 190명 안팎의 승진자를 배출했다.

영업ㆍ마케팅은 2년 전 128명에서 올해 136명으로 늘었다. TV와 생활가전의 전략 마케팅을 각각 담당하는 이상철 부사장과 엄영훈 부사장, 삼성전자 한국총괄인 백남육 부사장을 꼽을 수 있다. 반면 후선(스태프) 부문의 승진 규모는 상대적으로 축소하는 등 현장 중심의 인사 기조를 재확인했다.

385명의 승진자 중 절반가량인 226명은 삼성전자에서 나왔다. 특히 휴대폰ㆍTV 등 완제품(DMC) 부문의 승진자가 167명으로 부사장 승진의 46%, 전무 승진의 31%를 차지했다. 특히 휴대폰 글로벌 1위 달성에 기여한 무선사업부는 개발ㆍ마케팅 핵심 인력이 대거 승진하면서 그룹 전체 발탁 승진의 22%에 달했다. 무선 디자인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장동훈 전무도 부사장으로 올라섰다.

미래전략실 출신들의 약진도 이어졌다. 그룹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인 정금용 전무를 비롯해 강경훈 전무, 최현대 전무가 나란히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 관계자는 "전체 임원 숫자는 2000여 명에 달하며 이번 승진 인사로 특별히 늘어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승진 인사가 많은 만큼 퇴사하는 임원들도 많다는 뜻이다.

[황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