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아파트 속출…수도권 대형 뚝·뚝

2012. 12. 22. 09:28부동산 정보 자료실

반토막 아파트 속출…수도권 대형 뚝·뚝

오피스텔 빼곤 내년 기상도 `캄캄`…골프회원권 70%↓ 매일경제 | 입력 2012.12.21 17:21

 

부동산 경기가 정점이었던 2006년 말 최고 13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던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아파트 전용면적 117㎡. 올해 초부터 10억원대 지지선이 무너지더니 이달 초에는 7억8000만원 안팎인 급매물이 나왔다.

"한때 10억원을 훨씬 웃도는 값에 한 달에만 수십 가구씩 우습게 팔리던 시절이 있었는데 다 옛날 얘기죠." 문정동 A공인 관계자는 "시세가 최고치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주저앉았지만 지난달 중대형은 단 한 채도 거래된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서울ㆍ수도권 주택시장에 '반 토막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극심한 부동산 불황으로 용인 분당 일산 등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아파트가 속속 나오고 있다.

부유층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장 회원권 시세는 하락을 넘어 패닉(공황) 수준이다. 3년 전 최고 시세 대비 70%나 급락한 회원권도 더러 있다.

신한은행 부동산팀이 최근 실거래가 기준으로 조사한 '수도권 부동산자산 가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6년 하반기 10억원에 달했던 용인 성복동 LG빌리지3차 전용면적 164㎡는 이달 4억7000만원에 실거래됐다.

분당신도시에서도 집값이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분당 정자동 상록마을 우성 전용면적 129㎡는 2006년 하반기 13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초 실거래가는 6억7000만원에 그쳤다.

일산 대화마을 한리2단지 전용면적 133㎡는 2006년 말 7억7000만원에서 이달 3억7000만원으로 실거래가가 52% 추락했다.

그러나 정부가 공식통계로 사용하는 KB국민은행 통계치 기준으론 11월 말 현재 수도권 아파트값이 2006년 12월 고점 대비 오히려 1.3% 상승한 것으로 나와 있다. 통계와 실거래가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존재하는 셈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경매시장 낙찰가율이 70%대 수준에 머물며 깡통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대형 아파트는 경매시장에서조차 외면당하기 일쑤여서 가격 추락세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 토막까지는 아니지만 강남 랜드마크 중대형 단지에서도 고점 대비 30~40% 추락한 아파트가 늘고 있다. 도곡동 렉슬아파트 전용면적 85㎡는 2006년 15억원 수준에 거래됐지만 이달 10억원 안팎에 팔렸다.

개포동 개포우성 160㎡는 2006년 말 26억원에서 현재 15억원 수준으로 42.3% 추락했다.

골프장 회원권 하락폭은 더 심하다. 2008년 6월 21억5000만원에 달했던 남부CC 회권권 값은 12월 현재 8억8000만원으로 60%나 급락했다. 가평베네스트CC는 2008년 5월 19억3000만원에서 이달 6억8000만원으로, 아시아나CC는 8억9000만원에서 2억8000만원으로 각각 64.8%와 68.5% 추락했다. 최근 수도권 인근 골프장 급증에 따라 투자가치가 하락하고 일부 골프장에선 입회금 반환 사태까지 일어나면서 하락세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내년 시장 전망도 암울하다. 신한은행 부동산팀이 현재 부동산시장 상황을 바탕으로 내년 부동산시장 상품별 기상 전망을 분석한 결과 오피스텔을 제외하곤 모두 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스텔은 신규 물량 공급 과잉에 대한 염려와 높은 분양가가 부담이지만 다른 부동산 자산 시장 침체, 거주 수요층 확대 등 가능성이 높아 내년에도 비교적 호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반면 올해 반짝 인기를 끌었던 도시형생활주택은 내년 주차기준 등 건축기준 강화와 공급 과잉 염려, 국민주택기금 지원 종료 이후 추가 지원 시행 여부 불투명 등으로 역시 전망이 어둡다. 이남수 팀장은 "아파트는 대선 이후 여전히 전망이 불투명하고 재개발은 뉴타운 출구전략 진행으로 전망이 가장 어둡다"며 "상가 역시 공실률 증가로 전망이 어두운 편"이라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