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의 힘!…세계 1위상품 143개중 76개가 中企제품

기술력의 힘!…세계 1위상품 143개중 76개가 中企제품

미래나노텍, 3M 독점하던 2조원 시장 뚫어
에이스브이, 선박밸브 수출로 1200억 매출 매일경제 | 입력 2013.01.29 17:15

 

◆ 조연에서 주연으로 中企시대 ② ◆

2002년 8월 자본금 3억원으로 설립된 디스플레이 부품ㆍ소재 전문기업 미래나노텍. 회사 설립과 동시에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LCD 광학필름 기술개발에 뛰어들었다.

주변에서는 이미 2조원대로 추정되는 세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3M의 아성에 도전하겠다는 이런 시도에 대해 '이란격석(以卵擊石ㆍ달걀로 바위 치기)'이라며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김철영 대표는 약 2년 동안 기술을 개발한 끝에 2004년 UTE광학필름 개발과 상용화에 성공했다.

UTE필름은 백라이트유닛(BLU) 내 광원으로부터 발생하는 빛의 집광과 확산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광학필름이다.

미래나노텍의 UTE필름 생산으로 연간 7000억원에 달하는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지난해 2억달러 수출을 달성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을 22%까지 끌어올렸다.

2000년 경남 김해에서 선박 및 플랜트용 밸브 제조기업 에이스브이를 창업한 구윤회 회장은 창업 이듬해 곧바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히타치, 미쓰비시 등 일본 조선사를 시작으로 점차 영업망을 넓혔고 지금은 전 세계 50여 개국에 460여 고객사를 두고 있다. 조선업 경기가 꺾이면서 많은 기자재 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에이스브이는 2011년 830억원이던 매출액이 오히려 지난해 1200억원으로 늘었다. 수출 비중은 80%에 달한다.

성공하는 기업의 비결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해외시장 공략이다. 우리나라처럼 내수시장 한계가 분명한 국가에서 대기업처럼 우월적 지위를 갖지도 못하는 중소기업에 수출은 필수다. 승부처는 기술력이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글로벌 중기의 저력은 결국 세계 최고의 기술력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소기업들의 연구개발(R & D) 투자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2005년 3조9200억원 수준이던 중기 R & D 지출은 2011년 말 기준 9조83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매출액 대비 R & D 투자비율도 2009년 3.5%에서 2010년 3.7%로 0.2%포인트 늘었다.

시설과 인력도 점증하는 추세다. 중소기업 부설 R & D연구소는 2005년 1만894개에서 2011년 2만2876개로 늘었다. 연구원도 같은 기간 9만601명에서 14만7406명으로 63%나 급증했다.

한 예로 산업용 센서 생산업체인 오토닉스는 기술연구원만 전 직원의 20%인 100여 명에 달한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 시장에서 디지털 카운터, 광화이버센서, 5상 스테핑모터 개발 등을 잇달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한 데 이어 본고장인 일본, 독일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2011년 수출 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높은 기술력은 수출의 보증수표가 되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2007년부터 선정하고 있는 세계일류상품 생산 기업의 지난해까지 연평균 수출증가율은 13%로 같은 기간 평균 수출증가율(8.4%)을 훨씬 웃돈다.

지난해 기준 국내 기업들은 143개의 세계 1위 상품을 생산하고 있고 이 중 76개가 중소ㆍ중견기업 제품이다. 이런 기술 중기에 힘입어 수출도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2005년 921억달러이던 중기 수출액은 2008년 1305억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는 768억달러로 뚝 떨어졌지만 2011년 1016억달러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기획취재팀＝장박원 차장(팀장) / 홍종성 기자 / 전정홍 기자 / 정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