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의 봄…잠실5단지 하루 5가구 팔려

재건축의 봄…잠실5단지 하루 5가구 팔려

매일경제 | 입력 2013.02.25 17:13

 

"지난주 토요일(23일) 하루에만 잠실주공 5단지에서 5건이 실거래됐어요. 지난달 거래가 거의 없었는데 갑자기 매수자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중개업소들도 깜짝 놀랐어요."(서울 잠실동 박준공인 박준 대표) 취득세 감면 연장 조치와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래간만에 강남 재건축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이달 중순 이후 잠실 주공, 개포 주공, 둔촌 주공 등 재건축 아파트 시세가 반등하고 실거래도 조금씩 늘어 '거래 절벽'에서 탈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처럼 살아난 매수 심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취득세 감면 연장에 이어 새 정부가 종합부동산대책을 서둘러 내놔야 한다고 주장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집계된 잠실주공 5단지의 지난달 실거래 건수는 딱 1건에 그쳤다. 실제 계약과 신고일 간 2개월 정도 차이가 나는 점을 감안해도 지난달에는 '취득세 쇼크'로 거래가 거의 마비되다시피 했다.

그러나 이달부터 거래가 증가세로 돌아섰고 실거래가와 호가도 동시에 오르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소 등에 따르면 잠실주공 5단지 전용면적 110㎡가 최근 10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말 9억9500만원에 팔렸으니 두 달 새 2500만원 오른 셈이다. 같은 아파트 전용면적 103㎡도 지난해 말 8억8000만원 선에서 거래됐지만 최근 9억~9억2000만원 수준에서 실거래됐다.

잠실 박준공인 관계자는 "매매가격이 오른 것보다 집을 사려는 투자자들이 부쩍 늘어난 게 더 놀랍다"며 "잠실주공 5단지는 조합설립에 필요한 동의율이 최근 60%를 넘기는 등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취득세 인하 등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

강남 개포동과 강동 둔촌동, 고덕동 등에서는 재건축 사업이 다시 활발해지면서 연초보다 매매가가 2000만~3000만원씩 올랐는데도 매도자가 '부르는 값'에 거래되고 있다.

대치동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 매매가는 지난해 말 7억1000만원에서 지난달 6억9500만원까지 추락했지만 최근 7000만원가량 오른 7억7000만원에 실거래됐다. 둔촌주공1단지 전용면적 88㎡도 지난 5일 7억1500만원에 실거래됐으며 현재 시세는 7억3000만~7억500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달라진 분위기는 통계에서도 읽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1822건으로 1월 한 달치 1178건을 벌써 훌쩍 뛰어넘었다. 이런 추세라면 전월 대비 2배 수준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2월 3489건에는 못 미칠 가능성이 커 여전히 정상 상태라고 보기는 어렵다. 재건축이 움직이자 그동안 싸늘했던 일반 아파트 시장에도 조금씩 햇살이 들고 있다.

잠실동 잠실리센츠 전용면적 27㎡는 최근 4억1400만원에 실거래돼 지난해 말보다 4000만원 올랐다. 서초동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도 최근 13억4000만원에 거래돼 연초보다 1000만~2000만원 올랐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에서는 주택 가격 '바닥론'이 나오고 있지만 집값 반등이나 상승 추세로 이어질지 단정하기 이르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새 정부의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이 실망스러우면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바닥이라는 기대감에 최근 집값이 수천만 원씩 올랐지만 본격적인 상승세로 보려면 더 많은 거래량이 수반돼야 한다"며 "새 정부의 규제완화 폭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거래량에 탄력이 붙을지 반짝하다 가라앉을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