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제품 1천억 수출해도 국내 떨어지는 돈 600억도 안돼

2013. 3. 10. 21:23C.E.O 경영 자료

완제품 1천억 수출해도 국내 떨어지는 돈 600억도 안돼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수출이 잘 돼도 남는 게 없다?

우리나라가 자동차나 휴대폰 같은 완제품을 1000억달러 가량 수출해도 국내에 떨어지는 돈은 600억달러도 안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일본이나 미국 같은 선진국은 물론 중국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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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이우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팀장은 ‘국제산업 연관표를 이용한 우리나라 글로벌 밸류 체인 분석’ 보고서에서 “200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최종재 수출액 부가가치 유발률은 58.7%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1000억달러 가량의 수출품을 팔아봐야 국내에 발생하는 부가가치는 587억달러 수준에 그친다는 뜻이다. 지난 2009년 최종재 수출 규모는 1111억달러 규모였다. 이는 국제산업연관표(WIOD) 작성대상국 40개국(61.7%)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60.4%) 평균보다 낮았고, 중국(72.9%)과 견줘서도 한참 밑도는 성적이다.

우리나라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광산품을 포함해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고 부가가치가 낮은 조립가공제품 위주의 수출 구조 때문이다. 반면 비슷한 무역구조인 일본은 부가가치유발률이 86.1%로 1위를 기록했다. 일본은 소재나 부품 산업에서 핵심기술을 보유한데다, 산업 전반적으로 부가가치유발률이 높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일본은 인건비가 높고, 소재 부품산업 경쟁력이 월등해 자국산 부품을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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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아울러 수출총액의 기존 무역통계와 부가가치 기준 무역통계는 큰 차이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수출입 규모는 총액 기준이지만, 부가가치 기준 무역은 실제 자국에 얼마나 부가가치가 생겼느냐는 개념이다. 지난 2009년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평가해보면 대중국 무역수지는 64억달러 흑자로 총액기준 무역수지 흑자규모(394억달러)와 견줘 83.8%나 급감했다. 일본과 무역수지도 총액 기준(-193억달러) 보다 적자규모가 절반으로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럽연합(EU)과 미국은 총액기준보다 부가가치 기준 무역수지 규모가 급증했다. 중국 수출액 가운데 36%가량이 미국이나 EU의 수요 때문에 발생하는 만큼 부가가치 기준으로는 중국 비중이 축소되고 선진국 의존도가 확대되는 것이다. 중국 경기가 좋아져도 미국이나 유럽 경기가 개선되지 않으면 우리 경제사정도 온기가 돌기 어렵다는 뜻이다.

국내 부가가치 가운데 투자나 소비 같은 국내수요가 일으킨 부가가치는 69.9%, 해외 수요에 의해 발생한 부가가치는 30.1%를 차지했다. 해외 수요는 중국이 6.1%, EU가 5.3% 미국이 3.8%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부가가치 해외 의존도는 미국(8.4%) 일본(10.9%) 중국(28.1%)보다 높다.

이 팀장은 “수출의 국내 파급 효과를 높이려면 수출품을 다변화하고 국산 소재 부품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